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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성장절벽 눈앞에 왔다…기업들, 對국회 전방위 입법촉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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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성장절벽 눈앞에 왔다…기업들, 對국회 전방위 입법촉구(종합)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21일 서울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긴급기자회견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경제 5단체장은 이날 국회에 연내 노동개혁 입법을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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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혜민 기자]고용과 성장의 양대 절벽 앞에 선 기업들이 21일 정치권이 합의한대로 연내에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을 처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9월 노사정이 합의한 지 석달이 넘도록, 올해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21일에는 경제단체와 업종별단체, 지역상공회의소의 각 수장들이 서울과 부산에서 일제히 입법촉구에 나섰다. 여야가 연내에 합의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것같자 국회의장을 예고에 없이 찾아가 직권상정이라도 해달라는 읍소까지 했다. 기업들은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지 못하면 제 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고 거듭 읍소했지만 정치권이나 국회의장이 기업들의 애끓는 호소를 귀담아 들어줄 지는 미지수다.

◆경제5단체장, 대국민 기자회견서 입법촉구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은 21일 오전 11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대회의실에서 국회에 계류중인 노동개혁법안과 경제활성화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제 5단체장은 먼저 노동개혁법안과 관련,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사용자에게 유리하도록 만든 법안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고용 확대와 취업 증진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근로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 걸음을 가야할 노동개혁 과제들 중 겨우 한 걸음을 떼는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정도의 법조차 통과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청년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경제 5단체장은 그러면서 "노동개혁법안들이 통과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라면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과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안등 경제활성화와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한 필수 법안들도 함께 통과되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성장절벽 눈앞에 왔다…기업들, 對국회 전방위 입법촉구(종합) 박병원 경총 회장이 21일 서울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긴급기자회견에서 국회에 연내 노동개혁 입법을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박병원,"외환위기 보다 더 심각"

성명서를 낭독한 박병원 경총 회장은 질의응답에서 지금 경제계 상황에 대해 "97년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 때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이 튼튼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우리 경제의 근본 저력이 서서히 훼손되고 있다는점에서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 입구에 서 있다"며 "과거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치권에서 기간제법ㆍ파견법을 제외하고 처리 가능한 법안부터 먼저 처리하자는 주장이 나오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박 회장은 "그것은 고령자고용촉진법을 통과시킬 때 임금체계는 개편하지 않고 정년연장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드시 한꺼번에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간제법, 파견법에 대해서도 "기간제나 파견으로 취업한 당사자가 간절히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당사자가 간절히 원하는데 노조나 국회의원이 왜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제5단체 부회장단과 업종별 단체 부회장들은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에 성명서를 전달한다.


◆지역상의 회장들, 부산 찾은 정 의장에 읍소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은 지역민방 인터뷰를 위해 부산을 방문한 정의화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 "절박한 상황에 내몰린 동남권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 통과가 절실하다. 여야 합의가 어렵다면 직권상정을 통해서라도 연내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한때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렸던 한국경제가 최근 들어 '한겨울의 호랑이', '혼을 잃은 호랑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리를 끊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회 계류중인 서비스산업발전법, 기업활력제고법, 노동개혁 5법의 입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재계는 최근 당ㆍ정ㆍ청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법 통과를 위한 전방적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청와대 초청 전국상의 회장단 오찬'에서 "언제닥칠지 모르는 경제위기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경제활성화법안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9일에는 이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 부회장단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여야 간사와 여야 원내지도부를 방문해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의 국회 통과를 당부하기도 했다.

고용·성장절벽 눈앞에 왔다…기업들, 對국회 전방위 입법촉구(종합)


◆노동개혁 5대법안 무산시 일자리쇼크

재계는 청년고용절벽과 성장절벽이라는 양대 절벽 해소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과제로 보고 있다. 부ㆍ울ㆍ경 상의 회장단이 예고도 없이 정 의장을 찾아간 것도 재계의 절박한 심정을 보여준다. 19대 국회가 내년 5월까지이나 총선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이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실상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개혁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15만명의 청년일자리 창출은 사라지고 70만명의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안정도 물건너 간다. 한국노동연구소도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돼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11만~19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실업급여 지급수준과 기간을 연장하는 고용보험법이 국회의 문턱을 못 넘으면 연간 125만명은 147만원의 실업급여 추가 혜택을 받지 못한다.


자가용 출퇴근 시 발생한 사고를 산재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산재보상법) 5년간 26만명의 출퇴근 재해보상도 사라진다.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 이후 대기업들은 향후 2년간(2016~2017년) 16만개의 일자리창출을 약속했지만 노동개혁법이 무산되면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 약속 이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고용·성장절벽 눈앞에 왔다…기업들, 對국회 전방위 입법촉구(종합) (자료 = 대한상의)


◆내년 자린고비 경영 불가피…서비스법·원샷법이 돌파구

노동개혁법이 고용절벽과 저출산대책을 위한 것이라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은 성장절벽 탈출을 위한 발판이다. 기업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정부 전망치(3.1%)보다 낮은 2%대 후반으로 예상하고 수출도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경영성과도 우울한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원가절감, 인력부분 경영합리화,신규투자 축소와 같은 자린고비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기업들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당분간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김무연 안산상의 회장은 "2016년엔 한층 더 경쟁이 심화된다. 그렇다고 바닷속 금붕어는 되지 않겠다. 무늬만 화려한 혁신이 아닌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상곤 경기북부상의 회장은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구제금융시대라 생각하고 경제혁신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원샷법이 통과되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게 경제계의 관측이다. 원샷법의 핵심은 선제적이고 자율적이며 정상기업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라는 점이다. 기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나 통합도산법이 사후적 타율적 구조조정을 지원하며 부실기업이나 워크아웃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차별화된다.그러나 야당이 원샷법에 대기업을 제외하자고 주장해 원샷법이 통과되더라도 반쪽짜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가 2012년 7월 국회에 제출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이미 3년 동안 국회서 계류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서비스산업은 고용(70%)과 국내총생산(GDPㆍ6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보다 10%포인트씩 낮은 상황으로, 다양한 업종의 서비스업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려면 법 제정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서비스산업을 개혁하면 2030년까지 6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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