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과자, 시럽, 차(tea)의 티백, 고기를 제공하는 동물의 사료’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어렵다면 이 보기는 어떨까? ‘강원도, 영화관, 하모니카’ 이 정도면 아마 떠오른 한 가지 식재료가 있을 것이다. 바로 옥수수. 나는 ‘옥수수’라고 하면 여름에 엄마가 푹푹 쪄 주신 옥수수를 줄을 맞춰가며 돌려먹었던 기억, 영화관에서 영화표 보다 팝콘을 먼저 샀다가 보고 싶은 영화는 2시간이나 뒤에 시작해 당황했던 기억에 웃음부터 난다. 옥수수는 추억만 준 것이 아니라 사실 인류에게 도움을 준 수없이 많은 식품 중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매우 감사한 식재료이다.
멕시코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내려온 옥수수가 감자와 함께 잉카의 주식이었음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이다. 당시 옥수수는 지금의 옥수수보다 낟알이 훨씬 크고 맛에도 차이가 있었으며, 맥주처럼 마시는 음료의 원료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옥수수가 아메리카 남서쪽 전역으로 전파되고 난 뒤에는 옥수수를 갈아 분말 형태로 만든 뒤 밀가루 반죽을 하듯 옥수수 반죽을 만들어 빵처럼 구워 먹기도 했다. 가축의 사료로도 옥수수나 옥수수 대가 많이 이용되었으니 인류에게는 상당히 고마운 식재료인 것이다.
옥수수의 활약은 현대에도 이어져 옥수수기름을 식용으로 쓰기도 하고, 옥수수의 전분으로부터 전분당을 만들어 여러 음식의 맛을 내는 감미료로도 이용되기도 한다. 심지어 침출용 차(tea)의 티백도 이 옥수수로부터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으니 과거보다 현대인들에게 옥수수가 더욱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옥수수의 쓰임새가 다양해질수록 보다 쉽게 옥수수를 재배해 좀 더 싸게 옥수수를 공급하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종자개량에서 나아가 유전자 변형 등으로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옥수수가 인류에게 더욱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 유익하다고 보는 의견과, 변형된 옥수수의 인간에 대한 안전성이 아직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았기에 옳지 않다고 보는 의견 등이 있다.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전하면서도 풍족하게 먹고 싶은 욕심, 이 중 어느 한 쪽에 무게를 두고 행동해야 할 때를 맞이한 옥수수의 운명 앞에 나는 그저 우리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입에 넣어줄 수 있는 옥수수를 오랫동안 맛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오늘은 이 감사한 옥수수를 여름에 쪄 놓고 냉동실에 방치해 둔 것에 반성도 할 겸 옥수수를 꺼내어 어느 때보다 맛있게 먹어보려 한다.
옥수수 버터 칠리구이
재료
옥수수 2대, 레몬 1/4개, 버터 3, 파르메산 치즈가루 1/4컵, 칠리파우더 적당량
만들기
1. 옥수수는 물에 삶는다.
2. 삶은 옥수수는 체에 밭쳐 물기를 빼어 버터를 골고루 바르고 팬에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3. 파르메산 치즈가루를 듬뿍 올리고 칠리파우더를 뿌린다.
4. 그릇에 담고 레몬을 곁들인다.
글=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 경영학과 겸임교수 송민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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