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T맵 사업본부 별도 조직으로 분리하는 방안 검토
11번가 운영하는 커머스플랫폼과 합병 추진…복리 격차 메우기가 관건
'T맵'은 연간 800억∼900억원의 수익을 내는 SK플래닛의 캐시카우(Cash Cow)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이 'T맵' 사업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SK플래닛은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2011년 10월 설립됐다. 11번가와 시럽, T스토어, T맵 등 애플리케이션과 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맡고 있다.
올 초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차세대 플랫폼을 양성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하면서 그 중 하나로 '콘텐츠ㆍ커뮤니티ㆍ커머스 플랫폼'을 들었다. 이번 조직개편은 SK플래닛의 사업 영역을 명확히 구분짓되, T맵은 지역 콘텐츠 플랫폼으로 키우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플래닛에서 분사되는 T맵은 SK텔레콤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T맵은 지도ㆍ내비게이션 서비스로 가입자 수가 1987만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의 3GㆍLTE 가입자(2366만)만 T맵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가입자의 83%가 T맵을 쓰는 셈이다.
T맵은 SK텔레콤의 특정 서비스 가입자에 한해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지만 SK텔레콤이 SK플래닛에 별도의 이용료(이용자당 3000원)를 지불해왔다. SK텔레콤이 T맵 사업부분을 인수할 경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T맵을 지역 기반 생활형 플랫폼으로 육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K플래닛은 자회사인 커머스플래닛과 합병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SK플래닛의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 중 절반이 커머스 부분에서 나왔고, 커머스플래닛은 11번가의 운영 대행을 맡았기 때문에 합병설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SK플래닛의 모바일 기반 O2O 서비스인 시럽월렛, 시럽페이 등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11번가와의 긴밀한 연계가 필수적이다. 11번가는 현재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 2위이며 터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오픈마켓을 운영중이다.
다만 SK텔레콤에서 분사될 때 비슷한 임금 수준을 보장받았던 SK플래닛과 11번가 직원들 간 연봉 격차가 상당해 조율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11번가와의 합병은 예상된 수순이지만 복리 차이를 어떻게 매듭 지을 지가 관건"이라며 "조직 개편 과정에서 직원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그룹 차원에서도 논의가 필요한 문제이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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