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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심사 상습적으로 기한 안지켜…'꼼수의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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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나주석 기자]올해 예산안도 결국 국회 심사안이 아닌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원안이 '자동부의' 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정해진 기한 내에 예산안 심사를 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배경에는 법정기한을 지킬 경우 발생할 마찰을 피하려는 '꼼수'가 저변에 있다.


국회 예결위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예산안을 법정 기한내 처리하는데 실패했다며 본회의에 수정안을 직접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예결위는 올해 예산안이 실패한 이유로 ▲누리과정 지원 ▲역사교과서 국정화 ▲새마을사업 ▲세월호특조위 등 쟁점 현안이 소관 상임위에서 마무리 되지 못하고 예결위로 넘어온 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 협의체 결과를 예산안에 반영해야 하는 점 ▲세입을 결정하는 조세특례법 등이 확정되지 못한 점 ▲상임위들의 증액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꼭 이같은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예결위 심사가 법정기한을 지킬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마찰을 피하려는 꼼수가 숨겨져 있다. 예결위가 지난달 30일 법정기한 내 심사를 완료하게 되면, 예결위원을 포함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희망 예산의 반영 유무를 파악한 뒤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예결위원장인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예결위의 법정심사 기한을 지키면 의원들 사이에서 난리가 날 것"이라며 "서로 예산이 어떻게 됐냐고 따질텐데, 차라리 본회의에 수정안으로 바로 제출해서 통과시키는 편이 낫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논란을 감수하고 정상절차를 거치느니 차라리 편법 예산 심사라는 비판을 감내하겠다는 뜻이다.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2일 예정되어 있다. 지난달 30일 예산안 심사가 완료될 경우 예산내역이 본회의 이전에 여야 의원들에게 모두 알려진다. 자연히 이틀이라는 시간 동안 여야 의원들간의 예산안 수정안을 편성하라는 요구가 빗발칠 수밖에 없다. 반면 본회의 수정안 직접 제출이라는 편법을 쓸 경우 예산안 공개 뒤 직면하는 의원들의 청탁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아수라장 속에서 진행되는 예결위 전체회의도 피할 수 있다.

실제 2014년도 예산안이 편성되는 2013년 12월31일의 경우에는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가 난리 속에서 진행됐다. 의원들이 앞다퉈 자신이 요구한 예산안을 왜 반영하지 않았는지를 따져 물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예산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예결위와 정부를 압박했다. 일부 의원들은 하다못해 부대의견에라도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


국회관계자는 "예산안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편성될 경우 법외심사가 아예 절차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예산안 심사도 꼼수투성이다. 투명한 국회를 지향하는 현대 정치의 흐름과 달리 꼭꼭 숨겨진 채 진행되고 있다. 여야간 쟁점 예산안은 예결위원장과 여야 예결위 간사, 극소수의 정부 관계자만 참여하는 소소위에서 은밀하게 결정된다. 쪽지 예산이 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같은 은밀함이 자리잡고 있다. 예산안을 최종 순간에 만지는 핵심 관계자에게 읍소를 하면 곧바로 예산 편성이 이뤄지는 마법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투명하지 않은 예산 편성이 결국 예산안 나눠먹기라는 국민들의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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