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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아들 대신 아버지 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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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아들 대신 아버지 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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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응애~. 처음에는 환청인 줄 알았다. 사무실에 웬 아이 울음 소리? 미스터리는 이내 풀렸다. 무료했던 늦은 오후 편집국은 뜻밖의 손님으로 잠시 즐겁게 술렁거렸다.


이날 A 기자는 야간 당직이었는데 갑자기 병고가 생겨 급하게 대타를 물색했다. A와 같은 부서의 B 기자가 낙점됐다. 실은 B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돌 지난 아이가 칭얼거리며 어린이집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A의 병고에는 B도 일말의 책임이 있었다. 취재를 핑계로 며칠을 저녁 자리에 끌고 밀고 다녔던 탓이다. 그런 까닭에 B는 기꺼이 대타를 자임하는 것으로 미필적 고의의 혐의를 벗어야 했다. 어린아이를 안고 사무실에 들이닥치는 것으로 선행의 알리바이를 완성해야 했다.

이것으로 상황이 종료되는가 싶었는데 웬걸. 사무실 직원들이 더 신났다. 귀한 손님을 안고 어르고 달래느라 야단법석이다. 그 모습을 보는데 가슴에 무언가 팍하고 꽂혔다. '옳다구나, 저거다. 저 모습이야말로 인구절벽의 올바른 해법이구나.' 출산율 1.25명, 이대로 가면 2020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는 우려에도 젊은 부부들은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한다. 원인은 양육 문제다. 그런데 B처럼 직장에서 선배 후배 동료들이 품앗이하듯 아이를 돌봐준다면. 출산 경험자가 양육에 허덕이는 이에게 재능을 기부한다면. 회사에 아이들을 마음껏 데려와 놀릴 수 있다면.


또 다른 (황당무계한) 생각이 불쑥 끼어든다. '아버지가 아들 대신 입대하기.' 군대 문제로 취업이나 학업에 장애를 겪는 아들을 대신해 은퇴하는 아버지가 '병역의 의무'를 짊어지는 것이다. 아버지의 재입대는 군사력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다.


아버지 시절의 군대는 똥국(된장국)에 깍두기 3개로 하루 세끼를 버텼는데 이제는 소시지, 닭튀김의 진수성찬이니 생활고를 비관하는 탈영병이 나올 리 없다는 것이 첫째요. 아버지는 이미 고참의 영도력과 졸병의 군기에 익숙하니 숙달되고 활기찬 병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둘째요. 호칭도 가족적이어서, 예컨대 선임이 "어이, 이병" 하고 부르면 "이병, ××× 아빠 ○○○"라고 대답하면서 화목해지는 내무반 분위기가 셋째요. 사격 따위의 기초 군사훈련을 처음부터 받지 않고 바로 실전 투입이 가능하다는 것이 넷째다. 물론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지만 이는 세속에 속박받지 않는 예비군 특유의 유유자적으로 능히 극복할 수 있을 터. 이 정도면 징집 대신 군포(베) 2필을 바쳤던 조선 시대보다 낫지 않는가.


현실이 팍팍하니, 별 시답잖은 생각이 분기탱천이다. 오죽하면 말이다.






이정일 금융부장 jaylee@asiae.co.kr<후소(後笑)>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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