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특별기구 위원장 선임, 어떤 '관례'가 맞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공천룰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홍이 쉽게 봉합되지 않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이 합의해 구성하기로 한 특별기구의 위원장 선임을 두고 서로 다른 '관례'를 주장하고 있다.

어느 계파에서 위원장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특별기구 전체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내년 총선의 이해득실과 대선, 당내 주도권 싸움에서도 기선제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부 의견이 나왔고, 당무와 관계된 사항이니 사무총장이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특별기구 구성과 관련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 위원장 선임임을 밝혔다.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 측은 황 사무총장을 특별기구 위원장으로 내세운 반면 친박계 쪽에서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을 내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상 대표최고위원은 원활한 당무수행을 위해 필요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단 특위 구성시 최고위원회의의 추인을 받아야 한다. 양 계파의 시각은 특별기구를 '기구'로 보는지 '특별위원회'로 보는지에 따라서 확연히 갈린다.

김무성 대표와 비박은 특별기구를 당내 기구로 해석하고 있다. 선거 실무는 사무총장이 맡아 왔으므로 황진하 사무총장이 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황진하) 사무총장이 맡는 게 당연한 이야기다. 선거 업무 관련한 건 사무총장이 하는 게 관례"라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친박은 특별기구를 특별위원회로 보고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별위원회는 통상 최고위원이 맡아온 만큼 이번에도 최고위원 중 한 명이 이를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친박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관례로 보면 당의 특별기구는 대개 보면 최고위원들 중에(서 위원장을) 맡아 왔다"며 "노동특위 같은 경우 이인제 최고위원이, 최근의 역사교과서특위는 김을동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현재 당무 집행 총책임자가 (위원장을) 맡기엔 부담이 있지 않나"라면서 "좀 더 자유로운 상상력을 갖고 현실에 맞게 국민들 마음에 와 닿는 절차를 설계할 역량을 가진 분이 맡는 게 좋다"며 친박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