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난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관련자들이 대거 처벌을 받은 한국해운조합이 최근 5년간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약 35억7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공공기관보다 7배가량 큰 규모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한국해운조합 측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후, 조합이 그동안 과도한 규모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으며 집행 명목도 정상적이지 않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해운조합은 지난 5년간 총 35억70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통상 공공기관의 연간 업무추진비가 1억원 내외인 점을 미뤄봤을 때 한국해운조합은 일반 공공기관보다 업무추진비를 7배가량 더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항목별로 보면 순수업무추진비 8억9168만원, 공제권장비 15억2890만원, 대의원활동비 8억232만원, 간담회비용 3억5119만원 등을 집행했다. 홍 의원은 대의원에게도 업무추진비를 지급해온 사실과 통상적인 간담회 개최에 소요된 경비가 3억원이 넘는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아울러 공제권장비는 해운조합의 사업 중 하나인 공제사업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활동비라는 것이 해운조합 측의 설명이다.
허나 최근 4년간의 공제실적과 공제권장비 추이를 비교한 결과 공제권장비가 공제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2010~2013년 공제권장비는 59.2% 증가한 반면 공제실적은 28.5%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이마저도 선박 및 선원의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문표 의원은 "세월호 참사로 해운조합 관계자 상당수가 사법처리를 받은 바 있는 가운데 아직도 이 같은 비상식적인 운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업무추진비를 편법으로 편성해 내부 임원들과 대의원들 간 나눠먹기식 집행이 이뤄졌다면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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