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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롱런시대, 보험재발견] ② 보험사기 늪에 빠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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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11명이 짜고 246개 보험 들어…가족 살해 등 흉폭화도

연 8만명이 보험사기 등쳤다
보험금 누수 심각…1인당 7만원ㆍ가구당 20만원 경제손실
관대한 인식 바꾸고 보험사기죄 신설ㆍ특별법 제정 등 시급


[인생롱런시대, 보험재발견] ② 보험사기 늪에 빠진 대한민국 보험사기 적발금액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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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1.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택시기사 A씨에 대해 공갈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올해 6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외제자동차 추돌사고의 2차 피해자인 그가 가해자 남편 B씨에게 수리비 등 합의금 명목으로 2700만원을 받은 혐의다. A씨에게 과도한 합의금을 지급한 B씨 부부의 보험사기 혐의도 함께 드러났다. B씨의 외도를 의심한 아내가 만취 상태로 홧김에 남편의 페라리를 뒤에서 들이받았고 그 충격으로 페라리는 앞에 있던 택시를 추돌했다. 택시기사는 사고 당사자들이 부부 사이이며 부인이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점을 눈치채고 B씨에게 경찰에 알리지 않을 테니 합의금을 달라고 요구한 것. B씨 부부도 고의사고일 경우 보험처리가 안돼 3억3000만원에 달하는 차량수리비를 본인 부담으로 내야 하는 사실을 알고 보험사에 실수로 사고를 냈다고 거짓 접수를 했다가 적발됐다.


#2. A씨 등 일가족 11명은 246개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10년 동안 고혈압ㆍ위궤양 등 입원 치료가 불필요한 경미한 질병으로 허위 과다 입원했다. 이들은 대부분이 무직임에도 개인당 매달 최소 59만~192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했다. 허위 과다 입원을 통해 보험금을 많이 받아내고 그 일부를 보험료로 냈던 것. 보험사기의 악순환 구조를 통해 이들이 26개 보험사로부터 불법으로 받아낸 보험금은 17억원에 달한다.

대한민국이 보험사기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은 약 6000억원, 관련 혐의자는 8만4000명이 넘는다. 이는 전년 대비 금액은 15.6%, 인원은 9.4% 증가한 것으로, 금융감독원에서 공식적으로 보험사기 규모를 집계한 2001년 이래 사상 최대치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2년 4533억원, 2013년 5190억원, 지난해 5997억원을 기록했다. 보험 사기로 적발된 인원도 같은 기간 동안 8만3181명, 7만7112명, 8만4385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적발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보험 사기 피해 규모는 연간 3조~4조원대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의적인 자살ㆍ자해ㆍ충돌은 물론 허위과다 입원ㆍ진단, 사고 내용 조작, 사고 후 보험가입, 피보험자ㆍ병원ㆍ정비공장 과장청구, 방화 등 수법이 다양해지는 것이다.


모든 연령대의 혐의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무직ㆍ일용직, 회사원, 자영업 등 직업군이 다양해진다는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른 보험금 누수도 심각하다.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추가부담으로 이어져 국민 1인당 7만원, 가구당 2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범죄 관대한 인식 바꿔야=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보험연구원이 조사한 '보험사기 행태별 용인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보험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범죄 행위를 용인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은 우리나라의 경우 무려 35%에 달했다. 반면 미국은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보험범죄 근절을 위해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범제도적 개선을 위해 조속적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보험범죄를 단순히 생계형 범죄나 개인적 범죄로 잘못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며 "보험범죄는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면에서 생계형 범죄와 다르고 개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반사회적 범죄임을 반드시 인식하고 그 관대함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이 약해지면서 사기수법은 점차 흉폭해지고 있다. 단순히 보험금을 더 타내려고 허위입원하거나 피해를 거짓으로 확대하는 수법에서 벗어나 가족을 살해하는 패륜적 범죄도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생보호와 금융질서 수호 차원에서 보험사기를 보다 강도높게 근절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보험범죄 처벌 강화를 위해서는 형법상 보험사기죄 신설 또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보험사기범의 징역형 비율은 22.6%로 일반사기범(45.2%)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50개주 가운데 48개주에 보험사기법이 제정됐다. 건강보험, 자동차보험 등 개별 보험사기에 대응하는 특별법들이 시행 중이다. 뉴저지주의 경우 지난 3년간 보험사기 1급 증범죄로 판명된 사기범들이 15년형을 구형받기도 할 만큼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기 방지 관련 법률의 입법 논의과정에서부터 보험사기 폐해의 심각성 등을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처벌수위 강화 입법이 성사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보험사기 척결 대책 가운데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과제를 정해 추진일정에 따라 시행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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