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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북관계 개선, 한국경제의 엘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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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북관계 개선, 한국경제의 엘도라도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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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이다. 광복 70주년은 분단 70년과 동의어다. 대통령은 통일대박론을 이야기하고, 많은 언론들은 통일이 주는 편익에 대한 얘기들을 쏟아 내었다. 그런데 남북관계는 냉랭하기만 하다. 민간 차원에서 추진한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도 성사되지 않았다. 70년 전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광복 70년은 국제정세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환희로 맞이했던 70년 전 광복과 달리 광복 70주년은 허전하기만 하다. 그나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7월15일에 '남북 경제단체 연락사무소 교환 설치'를 비롯해 7가지 전략 과제를 제시해서 공허함을 달랠 수 있었다.


한국의 자산이 저평가되는 것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분단이다. 광복 70주년에 일어난 롯데그룹의 '오너 리스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변함없이 유지시킬 것이다. 광복 70주년에 보여주는 냉랭한 남북관계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영향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분단 70년, 이제는 남북관계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극복과 신성장동력의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조명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기술에서는 일본에 밀리고 가격에서는 중국에 밀려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것을 '넛 크래커 현상'이라고 한다. 호두까기 기계 사이에 낀 호두 같은 신세라는 말이다. 넛 크래커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역 넛 크래커 전략'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과는 품질 경쟁을 하고, 일본과는 가격 경쟁을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중국의 기술력이 발전하고 있다. 일본도 가격 경쟁력을 회복했다. 중국과 일본이 모두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을 '신 넛 크래커 현상'이라고 한다. 신 넛 크래커 현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품이 '대륙의 실수'라고 하는 샤오미 보조 배터리다. 핸드폰 보조 배터리가 점점 필수품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샤오미 제품이다.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품질과 디자인도 뛰어나다. 도저히 중국 제품이라고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대륙의 실수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선입견일 뿐이다. 현실에서 중국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신기술 분야에서도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다. 샤오미 보조 배터리는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전략에도 큰 차질을 줄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의 수출전략에서 내수 중심 성장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세계적인 저성장 국면에 대응하면서 시진핑 주석이 구상하는 '소강사회'(小康社會)를 이루기 위해서 내수를 키우고 있다. 소강사회란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내수를 키우고 소비를 늘리겠다는 말이다. 중국은 공산당 창건 100주년인 2021년을 목표로 해서 소강사회를 실현하고자 한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샤오미같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중국 제품이 등장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이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신호탄이다.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중 수출은 전체 수출액의 25.4%였다.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 12.3%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대중 수출 감소는 한국 경제를 계속 저성장의 늪 속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한국이 신 넛 크래커 현상에서 벗어나서 신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가격과 품질에서 모두 매우 우수하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개성공단과 같은 공단을 추가로 지을 경우 대중국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북한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했다. 한국상표를 가지고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평균 성장률보다 높은 성장을 해온 동북3성과 러시아의 극동지역이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관계를 개선할 경우 한국은 이 지역에서 유라시아 경제협력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 5ㆍ24 조치 해제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 결단은 한국 경제가 황금의 땅 '엘도라도'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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