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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어젖힌 美, 쿠바 관타나모 기지 반환은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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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과 쿠바가 20일(현지시간) 양국 수도에서 54년만에 대사관을 다시 연 데 이어 워싱턴에서는 양국 외교 수장의 공식 회담이 열렸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교장관과 조세피나 비달 미국 담당 차관보 등으로 이뤄진 쿠바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백악관으로부터 2.5㎞ 떨어진 16번가의 3층짜리 석회석 건물인 쿠바 이익대표부에서 대사관 재개설 기념식을 열었다. 이익대표부가 대사관으로 승격된 것이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기념사에서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가 평화와 발전, 공정과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의 기념사 이후 빨강ㆍ하양ㆍ파랑 3색에 별 하나를 그린 쿠바 국기가 게양되자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역사적으로 기념할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쿠바 아바나 주재 미 대사관도 이날 오전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정식 개관식은 존 케리 장관이 쿠바를 방문하는 8월 14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오후 케리 장관과 로드리게스 장관은 미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하며 국교 정상화 후속 조치를 협의했다.


회담에서 로드리게스 장관은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와 쿠바 관타나모의 미 해군기지 부지 반환을 요구했다.


이에 케리 장관은 1962년 취해진 "경제제재 조치가 곧 해제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관타나모 해군기지 영구 임대 조치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답으로 반환 요구는 거부했다.


케리 장관은 이와 함께 다음달 14일 쿠바 아바나 주재 미 대사관에서 국기 게양식을 주재할 것이고 밝혔다.


양국 외교 수장의 회동은 지난 4월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 기간 이래 처음이다. 특히 쿠바 외교장관이 미 국무부 청사를 방문한 것은 1958년 이후 최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해 12월 16일 국교 정상화 추진을 전격 선언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쿠바를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양국은 대사관 재개설 협상을 공식 타결했다.


한편 미국과 쿠바의 대사관이 재개설된 20일 미 거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ㆍ델타항공은 자국 내 도시와 쿠바를 잇는 직항편 취항 준비가 사실상 완료됐다며 당국의 허가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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