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U대회 후프·볼·개인종합 3관왕
내년 리우올림픽 금빛 희망 키워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3관왕으로 새 역사를 쓴 손연재(21·연세대).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확인한 그의 다음 행선지는 리우데자네이루다. 목표는 메달이다.
손연재는 13일 광주여자대학교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종목별 결승 후프(18.300점)와 볼(18.250점)에서 금메달 두 개를 추가했다. 전날 개인종합 우승(72.550점)을 포함, 대회 3관왕에 올랐다. 곤봉과 리본(이상 17.800점)에서는 각각 은메달을 보탰다. 2013년 카잔 대회 볼 종목 은메달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유니버시아드 입상권에 진입한 뒤 2년 만에 세계 정상급 선수로 도약했다. 그는 "매 대회마다 긴장을 많이 하고 연기를 즐기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후회 없이 준비했다. 스스로에게 믿음을 갖는 계기였다"고 했다.
아시안게임(2014년 인천)과 아시아선수권(2015년 제천), 유니버시아드까지 국내에서 열린 주요 국제대회를 제패했으나 손연재는 쉴 틈이 없다. 곧바로 오는 9월 7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국제체조경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을 준비해야 한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다. 여기서 개인종합 15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현역 은퇴 무대로 정한 리우 올림픽의 입상권 진입은 그의 마지막 목표다. 첫 출전한 2012년 런던 대회는 5위로 마감했다. 그는 "런던올림픽 때는 출전하는 자체만으로도 좋았는데 점점 결과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유니버시아드는 대학생들이 경쟁하는 대회로 대다수 종목 출전자들의 기량이 무르익었다고 보기 어렵다. 리듬체조는 예외다. 10대 후반~20대 초반이 전성기임을 고려하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대부분 집결한다. 손연재가 내년 8월 개막하는 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안방에서 기선을 제압한 것은 긍정적이다.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대회 전 목표로 했던 종목별 18.5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얻는데 실패했다. 18점 중반대는 손연재가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염두에 둔 마지노선. 이번 대회에는 불참했으나 국제체조연맹(FIG) 랭킹 1위인 마르가리타 마문(20)이나 야나 쿠드랍체바(18·3위) 등 러시아 출신 상위 랭커들은 이미 월드컵 대회를 통해 19점대를 돌파했다. 홈 이점을 안고 싸운 손연재가 실수 없이 완벽한 연기를 해도 도달하기 어려운 점수다. 개인종합 순위는 4위지만 후프(3위)를 제외하고 5위권 밖(볼 7위·곤봉 8위·리본 10위)에 자리한 종목별 랭킹의 상위권 진입도 극복할 과제다.
손연재는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긴장감을 극복하고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41·러시아)와 함께 러시아 대표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마문, 쿠드랍체바 등 경쟁자들의 동작을 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경기의상을 입고, 심판진 앞에서 제한 시간에 맞춰 연기하는 모의훈련도 반복한다. 그는 "프로그램 난이도 점수가 좋아진 반면 실시점수가 낮은 경우가 많아 그 부분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준비한 연기를 제대로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다 보면 그들(상위 랭커)과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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