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배정 유상증자 통해 50억원 투자
작년 투자한 YG플러스로 올해 150억 차익 거두기도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인수합병(M&A) 시장 큰 손 원영식 SH 홀딩스 회장이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회장이 인수한 루보에 투자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보는 전날 유상증자 제 3자배정 대상자를 변경해 납입을 완료했다.
당초 루보 유상증자 참여자는 최 회장이 최대주주인 엘엔케이, 피케이퍼스트와 이대현씨 등 23명의 개인투자자였다. 그런데 변경된 대상자에는 개인투자자 명단이 바뀌었다. 원영식 회장과 그의 부인 강수진씨, 아들 원성준씨가 유상증자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또 원 회장이 자금을 투자할 때 주로 사용하는 법인 아시아기업구조조정 등이 포함됐고 SH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대안합병회사의 박근범 대표 등도 증자에 참여했다.
원 회장은 본인과 가족 명의로 21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이밖에 총 유상증자 발행액 167억8000만원 중 30%가량인 50억원 정도를 원 회장측이 납부했다.
루보 관계자는 "유상증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아니고, 원 회장 쪽에서 투자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 증자 대상자를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회장과 원 회장이 친분관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기사 등으로 최 회장의 루보 사업 구상안이 알려진 이후 원 회장이 투자하게 된 것"이라며 "원 회장이 루보 사업 계획에 믿음을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 원 회장은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 회장이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일부 그를 추종하는 개인투자자들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원 회장은 지난해 YG PLUS(옛 휘닉스홀딩스)에 투자해 올해 약 150억원의 매각 차익을 올렸다. 지난해 홈캐스트로도 2배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이밖에 네오아레나, SH 홀딩스, 리젠, 삼화네트웍스, 넥슨지티 등 다수 회사에 투자했다. 2010년에는 JYP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해 정지훈씨(가수 비)로부터 최대주주 지위를 넘겨받은 후 박진영씨에게 지분을 양도했다. 최근에는 사후면세점 사업에 진출하는 에너지솔루션에도 투자했다. 투자 사업 분야를 확대해나가는 모양새다.
최 회장은 "원 회장이 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를 했는데 이제는 산업 분야도 투자해 기여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회사를 잘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루보는 지난 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썬코어'로 사명을 변경, 새 출범을 알렸다. 최 회장과 박세헌 예비역 해군제독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비서실장 모하마드 무자디디, 밥 호크 전 호주 수상, 제프 블레이쉬 스탠포드대 박사, 카이스트 무선전력전송 연구센터장 조동호 교수 등을 고문으로 선임했다. 베어링 전문 기업이었던 이 회사는 전기차ㆍ전기차 배터리ㆍ지능형방위ㆍ디지털 문화시티 개발 사업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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