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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홈즈 뺨치네~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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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도일 재단'이 인정한 호로비츠가 두 번째로 쓴 진짜 같은 모방작품
홈즈의 잠적 '마지막 사건' 그 후 이야기, 반전·생생묘사까지 드라마 '셜록' 보는 듯

원조 홈즈 뺨치네~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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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추리소설 서가는 여름철에 붐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갈 만큼 등골 오싹한 긴장감이 무더위를 씻어준다. 2011년에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듬해에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가 열대야를 물리쳤다. 2013년에는 정유정의 '28', 요코하마 히데오의 '64', 노이하우스의 '사악한 늑대' 등이 독자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는 세월호 참사, 지방선거, 월드컵 등으로 추리소설 열풍이 다소 식었다. 올해는 다르다. 인기 작가들의 작품들을 묶은 '페이스 오프', 존 그리샴의 '잿빛음모', 넬레 노이하우스의 '산 자와 죽은 자', 스티븐 킹의 '미스터 메르세데스', 미야베 미유키의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등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반등을 이끌 대표주자로는 앤터니 호르비츠의 신작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이 손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캐릭터를 소재로 삼은 데다 영국 BBC one의 드라마 '셜록'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은 코난 도일의 단편 '마지막 사건' 직후를 다룬다. 원래 도일은 '마지막 사건'에서 홈즈가 제임스 모리어티 교수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맞대결한 끝에 추락사하는 결말로 홈즈 시리즈에 종지부를 찍으려고 했다. 그러나 독자의 원성이 이어지자 단편 '빈집의 모험'을 통해 홈즈가 3년간 잠적해 세계를 유랑했다고 이야기를 다시 풀었다. 홈즈가 런던을 떠난 공백기는 100여 년간 작가들의 상상력에 불을 지펴 여러 패스티시(풍자나 희극적인 요소가 배제된 기존 작품의 모방) 작품의 소재로 사용됐다. 호르비츠도 다르지 않다. 홈즈와 모리어티의 대결이 있은 지 닷새 뒤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새로운 콤비 애설니 존스와 프레더릭 체이스가 모리어티의 시체를 발견하는 장면으로 서두를 연다. 그런데 그 변주는 이전 콘텐츠의 그것 이상을 보여준다. 홈즈의 부재로 혼란에 빠진 런던과 원전에 등장했던 여러 등장인물들의 행적을 짜임새 있게 재구성한다. 도일의 직계후손이 설립해 유작과 저작권을 관리하는 '코난 도일 재단'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했을 정도다.


호로비츠가 홈즈를 다룬 건 처음이 아니다. '코난 도일 재단'의 요청을 받아 8년간의 집필 끝에 2011년 '셜록 홈즈: 실크하우스의 비밀'을 선보였다. 이 책은 원작처럼 멋지고 우아하다는 호평 속에 영국 아마존과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국내에서도 판매고를 20만 부나 올렸다.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은 이 기록들을 경신할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일단 새로운 탐정 캐릭터인 체이스와 '네 사람의 서명'에 등장한 존스의 첫 만남을 홈즈와 왓슨의 만남과 흡사하게 묘사했다. 특히 번번이 수사에 실패하던 존스에게 홈즈에 대한 열등감과 선망을 심어 캐릭터의 깊이를 살렸다. 화자는 체이스다. 미국의 범죄 거물과 모리어티의 연관성을 찾아 유럽으로 건너온 그의 눈을 통해 왓슨에게는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요소들을 조명한다. 물론 난해한 암호문이나 불가능한 살인 트릭, 영리한 거짓 단서 같은 도일 특유의 특징은 충실히 따르고 있다. '네 사람의 서명', '마지막 사건', '빨간 머리 연맹' 등 기존 시리즈의 유명한 사건들을 인용해 홈즈 팬들의 반가움도 이끌어낸다.


백미는 촘촘한 구성력과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이다. 호로비츠는 10대 스파이의 모험을 그린 '알렉스 라이더 시리즈'로 판매고 1200만부를 올린 작가다. 각본가로서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미드소머 살인사건', '포일의 전쟁'과 같은 드라마는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하고 피터 잭슨이 제작한 영화 '틴틴'의 차기 시리즈 각본을 썼다. 워너 브라더스가 준비하고 있는 '아르센 뤼팽'의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런 현대적 감성은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에 그대로 묻어 있다. 주변 묘사에서 추리로 이어지는 고전 추리소설의 형태를 따르지만 눈을 사로잡는 스릴러 장치를 다양하게 심었다. 물론 원작보다 잔인하고 자극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독자의 집중도와 흥미를 한층 끌어올려 드라마 '셜록'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양한 반전 장치와 생생한 묘사까지 더해져 '셜록 홈즈' 시리즈의 현대판으로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보다 빠른 감정이입과 정서적 흡수를 원한다면 일본의 추리소설을 고려할만하다. 아기자기한 디테일로 캐릭터가 살아있고 비교적 전개가 깔끔하다. 문체도 술술 읽힌다. 일본 추리소설은 이미 국내시장 깊숙이 파고들었다. 교보문고가 분석한 2006년~2015년 추리 공포소설 베스트셀러 작가 순위에서 히가시노 게이노, 우타노 쇼고, 기시 유스케, 미야베 미유키 등 네 명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는 차세대 문학의 기수로 주목받는 이사카 고타로와 아쿠타가와 상에 빛나는 아베 가즈시게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를 파멸시킬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의 '캡틴 선더볼트'를 내놓았다. 힘의 논리 아래 진실이 함구당하고 역사 너머로 사라진 많은 '의로운 개인'의 역학 문제를 현실적이고 심도 깊게 고찰한다. 강렬하고 빠른 화법은 젊은 층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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