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직에 도전 중인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일 대통령 정무특보직을 이미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예결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던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과 경선을 통해 담판 짓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주 의원은 22일 장문의 편지글을 통해 당 소속 의원들에게 예결위원장 선임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주 의원은 편지글에서 "지난해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결정하면서 올해 예결위원장을 미리 정했다"는 등 자신이 예결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통령 정무특보는 제대로 역할도 못하였습니다만 지난 5월2일 이미 사임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최근 정부 예산을 심의하는 예결위원장과 특보 겸직은 곤란하다며, 경선 여부에 따라 사의 표명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치열한 예산투쟁이 있을 것"이라면서 "야당과 정부를 상대로 많은 협상의 경험을 가진 저에게 예산 심부름을 시켜주신다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주 의원은 김 의원이 아닌 자신이 예결위원장을 맡아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 상임위원장을 예정하면서 상임위원장을 하지 못한 3선이 유일하게 저 혼자였기 때문에 올해 제가 예결위원장을 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는 당시 원내대표단과 많은 의원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김재경 의원은 작년에 예결위원장을 거절했다"면서 "당시 김 의원이 예결위원장직을 권유받았으나 이미 예결위 계수조정위원을 경험했기 때문에 뜻이 없다고 하며 정무위원장에 도전했다"고 전했다.
주 의원은 그동안 자신이 정책위의장과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장 등을 맡으며 당을 위해 공헌한 점과 상임위원장 선정을 놓고 경합이 벌어질 경우 연장자 우선이라는 관례를 들기도 했다.
주 의원은 또 "윤리위원장, 예결위원장 교대는 관례가 아니다"며 김 의원이 펴오던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만약에 윤리위·예결위원장이 교대라면 지금 예결위원장인 홍문표 위원장이 이번에 윤리위원장을 맡아야 하는데 홍 위원장 스스로도 그것이 아니라는 입장인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지난해 정무위원장 경선에 떨어진 김 의원을 배려해 윤리위원장을 맡긴 사실을 언급하며 "김 의원에게 이번의 윤리위원장은 예결위원장과 교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통지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전후 사정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막상 김 의원은 제가 도와준 것이 전혀 없고 윤리위·예결위원장 교대가 관례라는 말씀을 하고 다니셔서 섭섭하고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주 의원은 "최근 전후사정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일방적인 주장이 제기돼 부득이 의견을 말씀드리게 됐다"며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 등 정치현안 때문에 입장 발표를 미뤄왔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유승민 원내대표 주재로 김재경·주호영 의원과 함께 예결위원장 선임 문제에 대한 중재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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