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 총리는 야당으로부터 사퇴하라는 재촉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도 이 총리의 사퇴를 거론하게 됐다.
인터넷에서는 갖가지 패러디가 속출해 그를 웃음거리로 삼았다. 그가 총리직을 유지하더라도 이미지 실추로 인해 ‘식물 총리’로 지내리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총리에 대한 공세는 그의 발언을 반박하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거세지고 있다.
야당은 15일 이 총리를 집중 추궁하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이 먼저 ‘사퇴하라’ ‘가장 먼저 수사 받아라’ ‘특검을 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여당 내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 총리는 이제 직을 내려놓고 검찰에 출두해 제일 먼저 수사를 받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엄호에 나서는 대신 이 총리와 선을 그었다.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검찰은 빨리 국무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이 총리 본인도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한 만큼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이 총리부터 수사할 것을 검찰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회의에서 이 총리 거취 문제까지 거론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 총리 사퇴 요구와 관련해 “사퇴 요구라는 얘기까지 명시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같이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총리는 ‘비타500 상자 3000만원’ 주장에 대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고 독대를 하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하고 있다. 그러자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가 “당일 성 전 회장이 찾아와 이 총리와 독대했다”고 말했다고 CBS노컷뉴스가 16일 보도했다.
CBS노컷뉴스는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가 2013년 4월 4일 “선거사무소에 올라갔는데 성 의원과 함께 온 비서가 있어 그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운전기사 A씨는 성 의원의 비서가 부른 ‘회장님’이라는 호칭 때문에 당시 일을 뚜렷하게 기억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그는 “보통 우리는 의원님이라고 부르는데, 그쪽 직원은 회장님이라고 불렀다”며 “그래서 왜 그러는지 물어봤더니 ‘우리는 원래 회장님이라고 한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CBS노컷뉴스는 성 전 회장이 사무실을 들렀지만 이 총리와 독대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 A씨가 “현역 의원들은 다 독대했다”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A씨는 2013년 3월부터 6월까지 약 4개월간 차를 운전하면서 이 총리를 수행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성 전 회장의 운전기사 여모(39)씨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논란이 된 그날 “성 전회장이 당일 충남 부여에 있는 선거사무소로 이 총리를 만나러 갈 때 비타500 박스가 차에 있었다”고 밝혔다고 16일 뉴스1이 전했다.
여씨는 이어 “그 때는 따로 (수행직원) 하나가 따라갔으니까 아마 그 친구가 (돈이 든 박스를) 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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