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 최대 석유업체 BP가 인력 감축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비용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BP는 유가가 급락하면서 조직의 효율성과 지금보다 더 적은 자산을 보유했을 때 적합한 인력 규모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BP는 오는 10일 구체적인 감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 세계 BP 직원은 약 8만4000명이며 이 중 영국과 미국 인력이 각각 1만5000명, 2만명이다.
BP는 이미 수년 째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 지난 2010년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BP가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건과 관련해 지급한 보상금 규모는 200억달러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BP의 현재 사업 규모는 약 4년여 전에 비해 3분의 1 가량 줄였다. BP는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2016년까지 1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추가로 처분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여름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향후 수익이 더욱 줄게 됐고 이에 구조조정을 더욱 강도높게 추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UBS는 내년 브렌트유 가격이 평균 배럴당 70달러 정도를 기록할 것이라며 유럽의 석유ㆍ가스 업계의 순이익을 약 33% 줄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업계의 자본 지출도 10% 가량 줄 것이라고 추산했다.
올해 BP 주가는 13% 가량 하락했다.
BP가 지분 19.75%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로즈네프트도 유가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즈네프트는 러시아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이며 현대 420만배럴 수준인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을 내년에 200만~300만배럴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