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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장님' 경찰, 초동수사 엉터리 자인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7초

-시체발견된 곳 유병언 비밀별장 내려다보이는 곳
-구원파 관련회사서 제조한 스쿠알렌 병 등 각종 증거 눈뜨고 몰라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발견된 가방 안 글자가 유병언이 쓴 책 제목인지 DNA 결과 받고서 알았다' '점퍼가 명품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22일 열린 유병언 변사체 발견 관련 수사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저인망식 수사에 나서겠다'며 대규모 인력 투입을 자랑했던 경찰은 정작 수사 핵심 지역의 시체하나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 경찰서가 매실밭 주인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것은 지난달 12일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8일째, 유병언에 대한 영장이 발부된 지 22일째였다. 당시는 검찰과 경찰은 세월호 유씨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수원을 압수수색하던 때다.


경찰은 앞서 유병언 부자를 검거하기 위해 전국을 바둑판식으로 나눠 책임구역을 할당, 저인망식 수사를 펼친다고 밝혔다. 6월 유병헌 밀항 시도를 원천 차단하겠다며 유 전 회장 부자 검거를 위한 '경찰 총괄 테스크포스'팀을 만들기도 했다. 경찰이 세월호 사고 이후 38일 동안 투입한 경찰만 128만명에 이른다.

경찰은 그러나 기초적인 초동수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 경찰서는 시체 주위에 스쿠알렌 병이 있었지만 구원파 계열사에서 만든 것인지 몰랐다고 밝혔다. 천가방 안에 새겨진 '꿈 같은 사랑'이라는 글자가 유병언의 책 제목인지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결과를 듣고서야 알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변사체가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비밀별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발견됐고, 값비싼 명품 옷을 입고 있었지만 경찰은 일반적인 수사를 하는 데 그쳤다. 경찰은 해당지역을 수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 전 회장의 은신장소를 찾다 보니 팬션·주택·창고·구원파 소유 부동산 등을 수색했다"고 밝혔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초동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완벽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초동수사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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