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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발탁과 전격해임…구설수로 시작 구설수로 끝난 윤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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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발탁과 전격해임…구설수로 시작 구설수로 끝난 윤진숙 윤진숙 장관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코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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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결국 경질됐다. 지난해 2월 당시 박근혜 당선인으로부터 부활한 해수부 장관에 내정된 지 1년여 만에, 4월 장관에 정식 취임한 지 10개월 만이다. 윤 전 장관은 내정 당시부터 의외의 인물, 파격인사, 깜짝 기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부터 말실수가 이어지더니 취임 후 장관직을 수행하면서도 말실수와 부적절한 언행 등이 구설수에 올랐다. 어떻게 보면 구설수로 시작해 구설수로 끝난 지난 10개월이다.


돌이켜보면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내정 당시 그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으로 해양수산 분야 정책전문가로 평가받았다. 미혼의 여성대통령 시대에 미혼의 전문가그룹에서 발탁된 여성장관이라는 꼬리표도 좋았다.

이후의 과정은 험난했다. 웃음이 문제가 된 일이 자주 발생했다. 지난해 4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해양 수도가 되기 위한 비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해양…"이라고 말을 흐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수산은 전혀 모릅니까"라고 묻자 멋쩍게 웃으며 "수산 자원, 네. 아니, 전혀 모르는 건 아니고요"라고 말했다. "항만권역이 몇 개 권역으로 되어 있는지 혹시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항만 권역이요? 권역까지는"이라며 말을 흐렸다. 질문을 한 여당 의원조차 "전부 모르면 어떻게 하려고 여기 오셨어요"라고 혀를 찼다. 윤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결국 채택되지 못했다.


그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취임 후 6개월 만에 열린 국정감사다. 여야 의원과 국민들 앞에서 인사청문회에서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였다. 하지만 이때도 의원들의 질의에 당황하는가 하면 매끄럽지 못한 답변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우리가 어떤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까"라는 질문에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 중국은 영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보니깐 해군력이나 해양력이라고 할 수 있는 굉장히 증강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해양국에 모든 것을 집중시키기 위해 행정개편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문서답이었다.

예산을 묻는 질문 등에 엉뚱한 대답을 했다. 함께 참여했던 해수부 직원들이 당황하는 기색도 보였다. 의원들이 장관을 놔두고 차관이나 실ㆍ국장에게 대신 질의를 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물론 해수부 내부에서도 자질부족 얘기가 계속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았다가 '사건'이 생기면 다시 부상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해수부가 새로 부활은 됐지만 과거만큼은 부처의 위상이나 인지도가 높지 않다 보니 다른 사안이 터지면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는 일이 많았다.


해임의 단초가 된 것은 해수부 업무이자 사회적 이슈가 된 여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한 언행이다. 1월31일 사고 이후 윤 전 장관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사고 다음 날인 오전 현장을 방문해 사고현황을 파악하고 방제 등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기름 냄새 때문에 코를 손으로 막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처음에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는 말도 나와 피해민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 항의하는 주민을 돌려세우고 웃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해수부는 뒤늦게 "일련의 보도가 현장상황과 다르다"며 당시 현장 촬영 동영상 자료를 공개했다. 윤 장관은 악취 때문이 아니라 감기로 기침을 할 때마다 손으로 입을 막고 있다고 해명했다. 3일에는 JTBC '뉴스 9'에 출연해 적극 해명을 했다. 그러나 "왜 자꾸 구설수에 오르는 것 같나"라는 질문에 "제 이야기를 해야 언론사가 잘되나 보다. 인터넷에 윤진숙이라는 이름이 뜨면 자주 보시는 것 같다"며 "인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여당마저 등을 돌렸다. 4일 국회 농해수위 긴급현안질의에서는 19년 전 시프린스호 기름 유출 피해를 입었던 여수지역 주민들이 또다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유출된 기름)량이 많이 차이 난다"고 말했다. 5일 열린 당정협의에서는 "1차 피해는 GS칼텍스, 2차 피해는 어민"이라고 말했다가 여당의원들로부터 비난의 뭇매를 맞았다. 답변 도중에도 웃음 띤 표정을 자주 보이자 "웃지 말고 이야기하라" "지금 웃음이 나오냐"는 등의 지적을 받았다. 야당은 물론 여당 지도부, 중진들까지 나서서 사퇴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급기야 6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이 해임건의를 요구했고 이에 정홍원 총리는"해임 건의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에 대해 사실 깊이 고민 중이며, 깊이 고민해서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국회 답변 후 불과 2시간여 만에 해임건의와 수용과정을 거쳐 속전속결로 해임이 이뤄졌다. 청와대와 총리실, 여당 모두 공감대가 형성돼 사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윤 전 장관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이날 오후 갑자기 일정을 취소했다. 당초 4시30분 해수부 대회의실에서 공공기관장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시작 약 20분 전에 청사를 떠났다. 대신 손재학 차관이 회의에 참석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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