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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소송 화해하자는 CJ, 행동은 전면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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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박민규 기자]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유산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맹희씨측이 통크게 화해를 하자며 재판부에 편지까지 보냈지만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새로운 의문을 제시했고 삼성가 상속 소송과 선을 그었던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공판에서 삼성측이 뇌물을 제시했다고 폭로전을 펼치며 말로는 화해 실질적으로는 총 공세를 펼치는 모양새가 됐다.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공판에서 "삼성측이 CJ의 내부 비리를 제보해 주면 8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해 왔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재판정에서 이재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전직 CJ 재무팀장 성씨는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씨와 이건희 회장이 삼속 소송을 벌이며 삼성측이 이재현 회장의 개인 자산을 관리했던 재무2팀장에게 접근해 80억원을 줄테니 CJ를 협박할 수 있는 내용을 달라고 제안해왔다"면서 "삼성이 우리를 겁줘 상속소송을 중단하려 한것"이라고 폭로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얘기로 사실이라면 CJ측이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삼성의 누가 그런 제안을 했는지 밝히면 될 문제"라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위한 법리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맹희씨측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화해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편지의 맥락을 살펴보면 화해가 아닌 전면 공격에 가깝다.


우선 이씨는 편지를 통해 삼성그룹 승계과정의 정통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형제애를 내세우며 화해를 하자며 써내려간 편지에서도 승계과정의 정통성은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이씨는 고 이병철 회장이 생전 아무런 유언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국내를 떠나 해외에 머물게 된 것도 당시 이건희 회장이 한밤중에 자신을 찾아와 모든 일을 제대로 처리할테니 조금만 비켜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고 이병철 회장은 1987년 11월 19일 타계했다. 이병철 회장이 승계와 관련해 처음으로 언급한 것은 1977년 8월 일본 닛케이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였다.


당시 이병철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후계자는 신문·방송 관련 이사를 맡고 있는 셋째 아들, 이건희로 정했습니다. 만약 삼성이 더 작은 규모의 기업이라면 위에서부터 순서를 따져 장남이 맡아도 되겠지만, 삼성그룹 정도의 규모가 되면 역시 (경영)능력이 없으면 안됩니다. 장남은 성격이 기업(경영)에 맞지 않기 때문에 기업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지 않으면 안됩니다"고 밝혔다.


고 이병철 회장의 유언은 이맹희씨가 직접 쓴 자서전 '묻어둔 이야기'에도 적시돼있다.


이씨는 "운명 전에 아버지는 인희 누나, 누이동생 명희, 동생 건희, 그리고 내 아들 재현이 등 다섯 명을 모아두고 그 자리에서 구두로 유언을 하고, 건희에게 정식으로 삼성의 경영권을 물려줬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다시 유언을 한 것은 '76년 가족들이 있는 자리에서 삼성의 차기 대권을 건희에게 물려 준다고 밝혔던 추인에 불과했다."고 기술했다.


이후 내용에는 당시 동생에게 기업을 물려줘야 했던 개인적인 고민들도 함께 적혀 있다.


이씨가 이건희 회장의 요청에 의해 해외로 떠났다는 점도 자서전에서는 다르게 기술돼 있다. 스스로 외국으로 나갔다고 밝혔다.


당시의 심경을 이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외국으로 떠났다. 내가 길을 떠난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동생 건희가 총수가 된 마당에 그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혹시 조금이라도 건희가 나를 부담스러워하면 그것이 바로 삼성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외국에서 영원히 살면서 귀국하지 않을 생각을 했었다. 그동안의 떠돌이 생활이 아버지의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번 길은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나는 내 자취를 숨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어머니인 고 박두을 여사의 장례식에 이건희 회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사실과 다르다. 편지에선 이 회장이 의도적으로 어머니의 장례식에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은 것으로 표현됐지만 당시 이 회장은 미국에서 폐암 수술을 받고 있어 참석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박두을 여사는 지난 2000년 1월 3일 타계했다. 장례식은 1월 5일이었다. 이 회장은 2000년 1월 미국에서 폐암 수술을 받아 당시 미국 병원에 입원중으로 참석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날 이맹희씨측은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차명주식에 대한 청구(9400억원)는 유지했다. 청구금액은 1600억원에서 9400억원까지 증액했다. 법조계는 진정한 화해를 원했다면 조건 없이 모든 소송을 취하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고 측 변호인도 차명주식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원고 측 변호인인 차동언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9400억원을 포기할 수 있겠냐"며 "일부(삼성에버랜드 및 삼성전자 무상주에 대한 청구)를 정상화하는 차원이지 다 포기하면 권한 없이 협박용으로 재판을 한 것처럼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차명주식에 대한 상속 권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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