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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통진당’ 입증이 해산심판 최대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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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사건’이 법리논쟁 핵심으로 부각···전문가 전망도 엇갈려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박나영 기자] 위헌정당으로 해산될 위기를 맞은 통합진보당의 명운은 내란음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기 의원의 활동이 곧 통진당의 활동으로 평가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헌재 결정에 앞서 통진당이 자진해산에 나설 것인지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헌법재판소(소장 박한철)는 6일 통진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사건을 주심 재판관에게 배당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한다. 당초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재판관 회의를 통해 주심 재판관이 정해질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헌재는 통상대로 전산을 통한 무작위 추첨으로 주심 재판관을 정하기로 했다. 헌재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주심이 정해지면 정치적 논란이 뒤따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리에는 9명의 헌재 재판관 가운데 7명 이상이 출석해야 하며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핵심 쟁점은 내란음모 사건으로 1심 재판을 받는 중인 이석기 의원과 RO조직원들을 통진당 자체와 동일시할 수 있느냐다. 법무부가 통진당의 위헌적 목적과 활동의 주요한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이다. 법무부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 팀장 정점식 검사장은 "이 의원과 경기도 지역 핵심간부를 중심으로 한 RO의 행위가 당 차원의 행위라고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해산심판 청구서에 담았다"며 "인적사항이 확인된 RO 조직원 가운데 80~90%가 당원으로 그중 32명이 도당 및 지역위원장 등 간부당원"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이 같은 논거를 두고 학계는 의견이 나뉜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진당 조직의 일부인 이석기 의원의 조직 활동이 현저하게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됐다. 위헌해산 결정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청한 서울 소재 대학의 A 헌법 교수는 "당원 전부를 놓고 위헌정당 여부를 다투는 것으로, 당원의 한 사람일 뿐인 이석기 의원과는 관계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헌재 심리 과정에서 '이석기=통진당' 공식이 깨어지고, 심판 청구의 핵심이 통진당이 아닌 '이 의원과 RO의 위헌성'을 묻는 것에 있다고 평가될 경우 청구가 각하될 소지도 제기된다. 2008년 헌재가 펴낸 '헌법재판실무제요'에 따르면 정당으로부터 법적으로 독립되어 있는 정당의 방계조직은 일반 단체에 불과해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A교수는 "통진당과 관련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게 사실이라면 각하가 아닌 본안심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쟁점으로 내란음모 사건이 부각된 만큼 이 의원에 대한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헌재가 결정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법원 관계자는 "유무죄를 다투는 상황에서 헌재가 법원 판단에 앞서 통진당의 활동이 위헌적이라고 결론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헌재는 통진당 해산 여부를 정하기에 앞서 정부가 낸 각종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가처분의 경우 정당해산과 달리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 과반수의 찬성만 얻으면 된다. 법무부는 통진당에 대해 사실상 정당으로서의 모든 기능을 정지시켜 달라는 신청도 헌재에 제기했다. 통진당의 해산 여부가 결정되기 전부터 사실상 '식물정당'으로 만들어 달라는 이 같은 요청을 두고 한 중견 변호사는 "이석기 의원에 대한 사법부 판단을 앞두고도 정부가 서둘러 제소에 나선 것은 자진해산을 압박하는 정치적 제스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법제엔 정당의 자진해산 시기를 제한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다.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대상이 된 정당이 자진해산할 수 없도록 헌재가 이를 가처분으로 금지할 수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학계는 견해가 나뉜다.


이와 관련, 헌재가 한국공법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2004년 펴낸 '정당해산심판제도에 관한 연구'는 자진해산 제한 여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정당해산심판절차의 목적과 본질에 의거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해산될 정당의 내부질서는 민주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위장해산은 당원들의 민주적 결의에 기반을 두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며 '자진해산 결정이 있더라도 당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요청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라면 그 결정은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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