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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다나와' 국감... 어제 기업인 40여명 '목까지 차오른 분노' 이랬습니다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유인호 기자, 김승미 기자, 장인서 기자]#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요구를 받은 대로 조치를 취했는데 왜 국감장에 와야 하는지 납득이 안간다",(배중호 국순당 대표) .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및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장에 증인으로 나왔던 기업인들이 국감장을 나서면 던진 말들이다. 고성과 호통, 야유, 챙피주기 등 해마다 거듭되는 기업인 대상 국감이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국감장에 나온 기업이 하나같이 '하루종일 무엇을 했는지', '내가 왜 여기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지'하는 표정이다.

국감이 끝날때까지 앞으로 200여명의 기업인 대부분이 이 같은 생각을 하고 국감장에 들어설 것이고, 똑같은 기분으로 국감장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 10조에 근거'에 따라 기업인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고 있지만 경제계의 국감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감에서 증언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 아닌 건으로 국감장에 불려가는 것도 힘들지만, 국감장에 서면 당초 예정된 내용이 아닌 엉뚱한 질문이 쏟아져 기업인들이 난처해 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모욕감을 주는 사례도 적지 않아 경제계가 국회 기업인 국감에 손사래를 칠 정도다.


이날 정무위 증인으로 나선 임준성 한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국감 후 소감에 대해 "How do i feel?(내 기분이 어떻냐고?)"라며 불쾌한 기색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사람 많고, 덥다"는 말을 남긴 뒤 국감장을 떠났다.


임 대표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지사. 한성인베스트먼트는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회사다. 벤츠를 판매하는 딜러 회사가 아님에도 불구, 고금리 캡티브금융에 대해 추궁당했다.


브리타 제거 벤츠코리아 사장은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다른 회사이고 지분관계가 전혀 없다는 원론적인 설명을 국감장에서 했다. 그는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독일 다임러그룹에 소속된 회사일 뿐 상호출자 등 지분관계가 없다는 기본적인 설명을 국감장에서 했다. 브리타 제거 사장은 국감 후 소감에 대해 "자정까지 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끝내줘서 다행"이라며 국감장을 손살같이 빠져나갔다.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는 국감장을 잘못(?) 찾아온 대표적인 케이스. 김기준 의원이 박 사장에게 삼성전자 부품 사기 행각에 질타를 하자, 박 사장은 "오늘 증인 출석한 것은 위장 불법 판견으로 알고 있다"고 당황해 했다.


국감에 출석, 포스코 계열사 현황에 대해 설명한 박기홍 포스코 사장은 국감 후 "예상대로 질의가 나왔다. 평이했다"고 말했다. 이는 국감 증인으로 출석할 만큼 중대 사안이 아니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국감장에 나와 머리를 숙인 기업인은 손성철 아모레퍼시픽 사장 정도였다. 손 사장은 직원의 막말 파문에 휩쌓인 탓인지 국감후 소감에 대해서도 말을 극도로 아꼈다. 증인으로 참석한 기업인 대부분은 할 말은 많아 보였으나 목소리를 억누르며 국감장을 떠났다.


한편, 이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추가 증인으로 채택하자 재계가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인 국감에서 오너 국감으로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올해 국감의 경우 국내 30대 그룹중 롯데를 제외하고 총수 일가가 증인으로 채택된 곳이 없었다.


하지만 국감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지난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감에서 신세계의 골목상권 침해 의혹과 관련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이날 위원들이 신세계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집중 추궁하는 과정에서 허인철 이마트 대표가 "제가 답변할 일이 아닌 것 같다"며 즉답을 피하자 화살이 정 부회장으로 향하게 된 것.


이에 따라 재계는 정 부회장의 국감 추가 증인 채택에 따른 불통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른 총수 일가도 현안에 따라 증인으로 다시 불려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차그룹 등 주요 그룹 대관 업무 관계자들은 국감 일정 동안 총수 추가 증인 채택을 막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증인으로 채택된 경영진들이 무성의한 답변으로 위원들로 부터 괘씸죄를 살 경우 총수 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성의있는 태도로 국감에 임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쯤되자 경제계 일각에서 해마다 거듭되는 내용없는 기업인 증인채택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감장은 대한민국 국민 앞서 서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며 "더이상 국감장이 기업인들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자리가 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조영신 기자 ascho@asiae.co.kr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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