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금, 고무 등 기초원자재를 수입하는 중국 원자재 관련업체들이 은행권의 대출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자재 관련업체들이 집중해 있는 광둥성(廣東省)에서는 1위 은행인 공상은행과 민생은행이 일부 업체들에 대해 금융 신용장 발급을 중단했다. 광둥성에서 기초원자재 수입을 주업으로 하는 한 업체는 "현재 중개무역을 할 때 이용되는 금융신용장 발급이 모두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은행권의 원자재 관련업체 대출 제한은 핫머니(단기 투기자금) 유입을 막으려는 정부의 노력에 힘을 보태는 조치다. 국가외환관리국은 이달 초 각 시중은행과 수출기업들에 보낸 공문에서 다음 달 부터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은행외화결제 및 허위 무역자금 등에 대한 외환관리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해외로부터 기초 원자재를 수입해 귀금속 장신구로 가공한 후 수출을 하는 귀금속상이 이번 은행권 신용대출 제한의 집중 타깃이다. 귀금속상은 원자재 유출입 과정에서 핫머니 유입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광둥성 일대 귀금속상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시의 판위, 화두(花都) 지역에서만 900여개가 넘는 귀금속상이 존재한다. 이들은 은행 신용장을 이용해 수입한 금을 가공한 후 인근 홍콩으로 수출해 위안화로 대금을 받아왔다.
홍콩에서 달러 대출을 하면 대출이자로 연 2%만 지불해도 되지만 위안화를 저축하면 4~6%의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최근 달러 대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른 위안화 가치 때문에 환차익까지 얻고 저축한 위안화를 중국으로 들여올 수 있었다.
은행권의 원자재 관련업체 대출 제한은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원자재 블랙홀' 이라고 불리는 중국에서 신용장 발급 중단으로 원자재 수입 업체들이 원자재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제 원자재 시장 가격 하락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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