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매파' 김장수, 안보 키 잡았다

北核 위기앞의 두가지 풍경
국방부장관 후보자보다 육사 1기선배···컨트롤 타워로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의 핵 도발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의 안보 라인을 우선적으로 구성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현재 '박근혜 안보'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장관급) 내정자가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박 당선인이 13일 국방부장관 내정자를 발표함에 따라 앞서 인선된 국가안보실장에서 국방부장관으로 이어지는 새 정부의 안보 라인이 윤곽을 드러냈다.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육사 27기)는 김병관 국방부장관 내정자(육사 28기)의 육군사관학교 1기수 선배다. 위계질서가 중시되는 군(軍)의 문화를 고려할 때 새 정부가 출범하면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손윗사람'의 위치에서 김 국방부장관 내정자와 업무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이 국방부장관 내정자보다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먼저 인선한 사실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박 당선인은 지난 8일 첫번째 인선에서 일찌감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발표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던 중이었다. 북한이 12일 핵실험을 강행하자 박 당선인은 그 이튿날 국방부장관 인선을 단행했다.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육군 참모총장을 끝으로 전역한 뒤 국방부 장관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내며 경륜을 쌓았다. 박 당선인은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그 누구보다 두텁게 신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국방안보추진단장을 맡아 박 당선인의 국방ㆍ안보 분야 공약을 성안했다. 당시 김 국방부장관 내정자는 국방안보추진단 위원이었다.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를 맡으며 '국가안보실장 0순위'로 꼽혔다.

군 관계자는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김 국방부장관 내정자는 물론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 내정자(육사 28기)의 인선에까지 입김을 발휘했을 것"이라며 "통일부장관, 국가정보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의 구성에도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북한과의 대화ㆍ협력보다 안보를 강조하는 대북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그는 국가안보실장 임기가 시작되면 박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외교ㆍ안보 정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