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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타는 가슴은 누가 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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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소방행정…충원은 말 뿐이고 갈수룩 열악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지난 2011년 전라도 광주의 한 아파트. 고드름 제거를 위해 한 소방공무원이 고가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갔다. 그러나 사다리차의 노후로 철제 바스켓과 함께 20여m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지난 2011년 7월, 강원도 속초시 교동의 건물 3층에 고립돼 있던 고양이를 구조하다가 로프가 끊어져 사망한 김종현 소방교.


소방관들의 업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본래의 업무인 화재진압 외의 일로 출동하는 경우가 30%에 이른다. 문을 열어주고, 실종 개를 찾아주고, 고드름을 제거하고, 벌집을 없애달라는 요청을 받고 출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렇게 출동하다 사고로 순직하면 국립묘지 안장이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 직무 외 활동으로 순직했다는 이유에서다. 일은 갈수록 늘어나고 힘들어지지만 국가의 배려는 물론 처우도 열악한 상황에 빠져 있다.

이처럼 열악한 소방공무원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소방관은 약 3만8000명에 이르지만 2만5000명 정도가 부족한 실정이라는 게 소방방재청의 설명이다. 일선의 한 소방공무원은 "예전 맞교대에서 지금은 3교대로 출동하다보니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방관은 언제 어디서나 위험에 노출돼 있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직업"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는 자부심이 높지만 그 만큼 국가의 배려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인력확대는 오랜 숙원이지만 예산 문제로 계속 풀리지 않고 있다. 소방직은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나눠져 있다. 본부장급 이상 소방방재청 소속 공무원 약 250명은 국가직이다. 나머지 3만7750명은 지방직이다. 지방직이 많은 구조가 인력 충원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방방재청의 한 관계자는 "10년 동안 소방관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지방직이 대부분이다 보니 관련예산의 10%도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광역자치단체가 예산 부족 등으로 인력확대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재난관련 인력을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지방비로 충당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각종 예산에서 소방관련 예산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는 지난해 재난 차량, 소방관들의 긴급 의복 지원, 초등대응 장비 구입 등에 20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예결위에서 그 5%에 불과한 4억5000만원으로 거의 전액 삭감됐다. 행안위 진선미 의원(통합민주당) 측은 "소방공무원에 대한 처우개선에 대해서는 모두 뜻을 같이 하면서도 정작 현실적으로 다가서면 관련 예산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노회찬 의원(진보정의당)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방공무원은 1인당 국민 1319명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은 912명, 일본은 799명이다.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한ㆍ미ㆍ일 3개국의 소방공무원 순직률(1만명당)은 ▲우리나라 1.85명 ▲미국 1.01명 ▲일본 0.70명으로 우리나라가 두 배 가량 높다.


열악한 여건에는 장비 노후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관련 장비의 평균 노후율은 12.5%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부산(29.9%), 광주(24.4%), 충남(22.9%), 세종(22.6%) 등의 노후율이 높았다. 실제로 장비 노후 등으로 일어난 사고는 최근 5년간 31건에 이른다.


소방 전문가들은 소방 인력 증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광역자치단체의 소방 관련 예산 편성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랜 과제인 인력 증원이 올해만큼은 꼭 이뤄질지 일단 소방방재청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소방 등 재난인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이미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꿔 '안전'을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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