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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김연아 향한 SI의 기분 좋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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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김연아 향한 SI의 기분 좋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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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1970년대 후반 ‘주간스포츠’에서 체육기자로 일했다. 당시 외국 스포츠 소식을 접할 수 있는 통로로는 텔렉스로 들어오는 AP, AFP 등의 통신, 주한 미군이 보는 성조기신문, 주한 미군 방송인 AFKN 그리고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 등이 있었다. 통신과 AFKN은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는 데 도움이 됐고, SI는 박스 기사를 작성하는 데 유용했다.

1980년 5월 무하마드 알리가 내리막길에 들어서면서 세계 프로복싱 헤비급 판도가 요동치자 이를 분석한 기사가 SI에 실렸다. 글쓴이는 기사를 번역해 8쪽짜리 기사를 만들었는데 이는 ‘주간스포츠’의 표지를 장식하고 톱으로 실렸다. 선배들에게 “기념 술을 사라”는 말과 함께 칭찬을 받았던 게 어제 일 같다. 그 무렵 SI는 스포츠 마니아들의 필독서였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라면 알고 있을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 ‘넘버’는 SI를 본보기로 해 만들었다. 잠시 넘버의 창간 비화를 소개한다.

1982년 10월 세이부 라이온즈와 주니치 드래건스의 일본시리즈를 참관하러 도쿄를 찾았을 때 유명 작가인 야마기와 준지의 소개로 문예춘추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야마기와는 당시 촉망받는 신예 소설가였는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1980년 문예춘추사가 창간한 넘버에 거의 고정적으로 기고하고 있었다. 1982년 3월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그에게 훌륭한 기사 소재였다. 야마기와는 그해 여름 몇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야구위원회 홍보 담당으로 일하고 있던 글쓴이와 인연을 맺었다.


야마기와와 마쓰오 넘버 편집장 그리고 글쓴이는 맥주를 마시며 친분을 다졌다. 대화 주제의 99%는 스포츠였다. 2년 전 모스크바 올림픽 육상 남자 중거리에서 라이벌 경쟁을 펼친 영국의 세바스찬 코(2012년 런던 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와 스티브 오베트의 얘기가 화제에 올랐다. 이제 막 시작한 한국 프로야구도 당연히 안주거리가 됐다.


이때 마쓰오 편집장은 얼핏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의 얘기를 꺼냈다. 문예춘추사가 일본판 SI를 기획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초대 편집장으로 내정된 자신을 아무런 임무 없이 1년 동안 미국에 보낸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왕국’인 미국에서 스포츠와 관련한 이것저것을 보고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김연아 향한 SI의 기분 좋은 전망 무하마드 알리로 표지를 장식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격주간지가 됐지만 넘버는 일본 최고의 스포츠 주간지였다. 아직까지도 문예춘추사 신입 사원이 가장 일하고 싶은 매체를 이 회사의 간판인 ‘월간 문예춘추’가 아닌 넘버로 꼽을 정도다.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건 당연지사. SI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스포츠 미디어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SI는 이따금 ‘오발탄’을 쏴 한국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열린 런던 올림픽이 대표적이다. SI는 개막 전 한국 선수단의 성적을 금메달 8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로 과소평가했었다.


최근 SI는 한국 팬들에게 기분 좋을 내용을 기사화했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을 1년여 앞둔 지난 8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우승 후보로 김연아를 꼽았다. SI는 “김연아가 자신감 있고 부드러운 점프를 바탕으로 (최근 국내 대회에서) 세계 기록 보유자에 걸맞은 연기를 펼쳤다”면서 “오랜 공백에도 변함없는 실력으로 (소치 올림픽) 금메달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다.


SI의 예상대로라면 김연아는 1928년 생 모리츠(스위스) 대회부터 1936년 가르미시-파르텐키르헨(독일) 대회까지 3연속 우승한 소냐 헤니(노르웨이)와 1984년 사라예보(당시 유고슬라비아연방), 1988년 캘거리(캐나다) 대회에서 2연속 정상에 오른 카타리나 비트(당시 동독)에 이어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연속 우승한 세 번째 올림피언이 된다.


다음 달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는 SI의 예상이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점쳐볼 수 있는 무대. 김연아가 겨냥하고 있는 올림픽 연속 우승의 직계 선배인 비트는 캘거리 대회 이후 아이스쇼, 영화 출연 등으로 활동하다 6년 만인 1994년 아이스링크로 돌아왔다.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 남긴 성적은 7위. 그의 나이 29세 때였다.

김연아가 쉰 기간은 1년여에 불과하다. 나이도 이제 23세다. 1년 뒤 SI의 예상이 적중하기를 기대해본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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