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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D 패소땐 지자체도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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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 법률 전부개정안 입법 추진
국제중재사건, 국가소송 포함…구상권 행사 원칙 포괄적 규정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방자치단체가 취한 행정조치로 인해 정부가 투자자국가소송(ISD)에 휘말려 패소했을 때 해당 지자체도 직접 책임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정부가 소송에 졌을 경우 지자체나 공공단체에게 책임을 묻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정부는 그간 ISD가 지자체나 특정기관이 아닌 국가만을 대상으로 하고 책임도 정부가 직접 진다고 밝혀왔으나, 이 같은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된 것이다.


정부가 지난 4일 국회에 제출한 2013년도 법률안 제출계획을 보면, 법무부는 지난달 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이미 제출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실이 공개한 법무부의 입법예고안은 ISD와 같은 국제중재사건을 국가소송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처음 ISD를 제기했을 당시만 해도 이 사안을 담당할 소관부처나 관할법률이 모호했던 탓에 이 같은 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가가 소송에 졌을 경우 구상권을 행사하는 원칙을 상당히 포괄적으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패소 시 책임자에 대해 엄격히 추궁한다는 원칙 아래 "국제중재사건에서 패소책임이 있는 행정기관, 공공단체 및 그 기관 또는 사인에 대하여도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정부가 그간 밝혀 온 "ISD와 관련한 책임은 전적으로 국가에 있다"는 설명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점에서 향후 입법과정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번에 입법예고한 내용에 따르면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나 행정조치로 인해 ISD가 불거져 소송에 질 경우, 배상금이나 소송비용을 전적으로 각 기관이 떠안아야 할 처지기 때문이다. 패소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쪽이 지자체나 공공기관이라고 하더라도, 소송 자체를 가능하게 한 ISD 도입을 주도한 쪽은 정부다.


정부는 그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적용된 ISD와 관련해 논란이 일면 "피소 당사자는 중앙정부로 책임도 정부가 진다"고 항변해 왔다. 지난해 서울시 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과 관련해 서울시와 갈등을 빚은 해당업체가 ISD를 검토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는 "지자체는 제소자격이 없다"며 부인한 적이 있다.


그러나 코스트코가 휴일영업을 강행한 데 대해 서울시가 과태료를 부과한 일이나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프랜차이즈업체의 영업확장을 제한하는 권고안이 나올 때면 항상 FTA나 WTO서비스협정을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당국자는 "국내 여론을 감안해 영업해야 하는 외국계 소비재기업 입장에선 함부로 소송이나 국제중재를 제기하긴 힘들지만 한국시장을 떠난다고 각오한다면 어떤 일이 진행될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지자체나 공적기관이 정당한 공공정책을 추진할 때 몸을 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 지자체의 재정상황이 빠듯한 만큼, 소송에서 질 경우를 염려해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ISD(투자자국가소송제·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 기업이 상대국 정부의 정책으로 손해를 입거나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해당 정부를 상대로 제3의 국제기구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외국 투자자에 대한 차별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반면 정부의 공공정책을 무력화하는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어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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