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서울스토리]한강변에서 돌도끼를 든 6000년 전 그를 만났다

시계아이콘02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서울 암사동 선사유적지,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시간을 한참이나 거슬러 올라가 본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6000년 전으로. 별이 쏟아진다. 불타는 장작 위로 갓 잡은 물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다. 강물은 거친 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아비와 어미, 딸과 아들은 모닥불 주위에 모여들었다. 익은 물고기를 한 점씩 먹으면서 별을 존중하고, 강물을 사랑했다. 억새풀로 엮은 움막집에 짙은 어둠이 찾아오면 잠자리에 든다. 밤이 지나고 다음 날 해가 뜨면 아비는 또 다시 강가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올 것이다. 그 물고기로 아내와 자식을 먹이고, 별을 보고, 흘러가는 강물을 사랑하던 가족은 지금 사라졌다. 그러나 그 흔적은 고스란히 남겨뒀다.

60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 다다라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그곳엔 6000년의 신석기 역사를 담고 있는 선사 유적지가 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였고 풍족하진 않았지만 '내 노동으로' 자급자족하던 선사 시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암사동 선사유적지가 그곳이다.


[서울스토리]한강변에서 돌도끼를 든 6000년 전 그를 만났다 ▲움집에 눈이 내렸다.[사진제공=강동구청]
AD

암사동은 신라시대 9개의 절이 모여 있었다. 그래서 '구암사(九岩寺)'라 불렀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직접 이름을 지은 사액서원인 '구암서원'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의 '암사동'이란 지명이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니 그 역사가 깊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였던 1925년 을축년. 네 차례에 걸쳐 큰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한강을 끼고 있는 암사동에 대홍수가 일어났다. 고요하던 강물은 성난 파도가 돼 온갖 것들을 휩쓸고 지나갔다. 흙들이 쓸려 나가고 파이고 집들이 떠내려갔다. 그때 휩쓸려 나간 흙더미 아래 수 천년을 인내해 온 빗살무늬토기가 가만히 모습을 드러났다. 신석기시대 주거지의 모습이 나타나던 순간이었다. 이후 1967년 대학연합발굴단이 암사동 조사를 시작했고 국립중앙박물관의 네 차례에 걸친 발굴 작업을 통해 1979년 국가사적 제267호로 지정됐다.


암사 선사유적지가 2013년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추진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앞서 암사 선사유적지는 올해 큰 변화가 있다. 지금은 올림픽대로가 암사동 선사유적지와 한강을 '싹둑' 잘라놓고 있다. 연결통로가 없다. 6000년 전, 이곳에 도로는 없었다. 강가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살았을 것이다. 서울시가 지원에 나섰다. 암사동 유적지와 한강둔치를 녹지대로 연결하는 '암사 초록길 사업'이 시작된다. 서울시 예산 30억 원이 반영됐다.


또 하나 그동안 예산이 없어 주춤했던 '암사역사생태공원'이 모습을 갖추게 된다. 국토해양부의 20억, 서울시 46억4000만 원 등 총 66억4000만 원이 암사역사생태공원 사업에 투입된다. 암사역사생태공원은 암사동 211-1번지에 11만133㎡(약 3만3300평)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스토리]한강변에서 돌도끼를 든 6000년 전 그를 만났다 ▲아이들이 움집을 만들고 있다.

암사 선사유적지에 도착하면 먼저 맞닥뜨리는 곳은 '시간의 길'이다. 동굴로 만들어진 이 길은 양 쪽으로 모니터가 있어 현대에서 근대, 조선, 고려, 신라, 그리고 마침내 6000년 전으로 길을 거슬러 오르는 영상을 보여준다. '시간의 길'을 벗어나면 '체험움집'을 만난다. 체험움집은 억새풀로 만들어진 7개 동으로 한 움집 당 10명 정도가 머물 수 있다. 날이 따뜻한 봄에서 가을까지 1박2일 동안 직접 이곳에 살면서 당시의 생활을 느낄 수 있다. 체험움집을 지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선사 체험교실'이 자리 잡고 있다. ▲빗살무늬 토기 만들기 ▲어로 ▲채집 ▲수렵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총 23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는데 대부분 학교 단위의 초등학생이 많았다.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체험교실'이다.

암사동 선사 유적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시민들도 암사동에 유적지가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 의미와 어떤 발자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강동구가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서울 암사동 유적'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다. 한양대 배기동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암사동 유적에서 나온 첨저형 빗살무늬토기는 신석기 시대 생활예술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며 일본 '죠몬 토기', 중국 '채색 토기'와 더불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토기 문화라고 강조했다.


[서울스토리]한강변에서 돌도끼를 든 6000년 전 그를 만났다 ▲빗살무늬토기.

암사동 선사유적지 보존과 발전을 위해 강동구청은 올해 전담과도 설치했다. 그동안 팀 단위 조직이었는데 이를 확대해 선사유적과를 만든 것이다. 선사유적과의 윤희진 학예사는 "올해는 무엇보다 스쳐 지나가는 관람 수준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깊이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할 것"이라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깊은 역사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좋은 교육이자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하는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을 제대로 평가받고 전 세계에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올해 유네스코 등재 추진에 맞춰 관련 학술대회와 세미나를 하반기에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000년 전의 암사동, 이곳에서 살았던 그들은 지금보다 오히려 행복하지 않았을까. 먹고 살기 위해 자신의 노동을 팔아 돈으로 교환할 수밖에 없는, 그것도 제대로 교환되지 않는 불평등한 지금의 현실! 6000년 전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 물고기를 잡거나 열매를 따 가족이 먹고 살았다. 호수 곁에는 언제나 물고기가 있었고 산에는 땔감이 많았다. 내 노동으로 자급자족했던 그들의 모습을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다는 것, 축복이자 행복이다.


[서울스토리]한강변에서 돌도끼를 든 6000년 전 그를 만났다 ▲따뜻한 날에는 직접 체험할 수 있다.[사진제공=강동구청]




정종오 기자 ikoki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