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의 122%..투자환경 악화·금융권 부실 악순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의 10월 경제지표들이 호전되면서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세계 최고 수준인 중국 기업들의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 경제는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최근 소개했다.
시장조사업체 GK드래고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보유한 부채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8%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22%로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기업 부채가 GDP의 90%이면 위험 수준으로 간주한다.
호황일 때 과다 부채는 별 문제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불경기에 부채를 갚을 수 없는 기업이 늘어 은행 부실채권도 증가하면 경제성장은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루이스 퀴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며 "이는 투자환경 악화 및 금융권 부실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퀴즈 이코노미스트가 중국의 올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7.1%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국은 3·4분기 7.7% 성장률을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중국 기업 대다수가 국유라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정부의 지원 아래 전기·통신·석유·금속·석탄 등 각 분야에서 독점을 바탕으로 막대한 돈벌이에 나선다. 이들 기업의 부실 경영으로 초래된 대규모 부채는 정부에 족쇄가 된다.
국유기업에 대출 같은 다양한 특혜를 제공하는 주체는 국유은행이다. 특히 중국의 4대 국유은행인 건설은행·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은 대출을 확대해 경기부양에 나서려는 정부의 정책 통로로 활용돼왔다. 정부 정책은 국유은행의 덩치를 키우고 부실 대출이 늘게 만든다. 중국 4대 국유은행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900억위안(약 33조원)이다. 미 4대 은행, 다시 말해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은행,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의 3배인 셈이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중국 은행의 부실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은행들의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전체 대출 가운데 3%를 차지한다. 이는 내년 5%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은행들은 부실 대출을 차환하는 방법 등으로 문제 축소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부실 대출은 공식 집계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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