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선생님 커피 타는 '비정규직 선생'

시계아이콘01분 4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학교 비정규직, 다음달 9일 총파업..임금체제 개선, 고용안정 등 요구

선생님 커피 타는 '비정규직 선생'
AD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경기도 한 공립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A씨(53)는 지난 여름방학 황당한 일을 겪었다. 방학이라 교내 급식실이 문을 열지 않자 행정실 직원들이 A씨에게 매일 같이 점심을 차릴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A씨는 "다른 직원들이 노골적으로 '당신은 할 일도 없지 않느냐, 사먹거나 시켜먹는 것은 질리니까 찌개와 밥을 준비하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커피를 타는 일은 기본이다. 커피가 준비돼있지 않으면 행정실장이 "커피도 안주고 그렇게 바쁘냐"고 비꼬기 일쑤였다.


교장은 한 술 더 뜬다. 이 학교 교장은 매년 봄에는 매실을, 가을이 되면 유자를 A씨에게 사다준다. 물론 A씨 먹으라고 사주는 건 아니다. 매실과 유자를 가지고 손님들에게 대접할 차를 만들라는 것이다. A씨는 "교장이나 정규직 직원들이 허드렛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시킨다"며 "커피를 타는 일이 내 고유의 업무가 아니지만 행정실 분위기를 나쁘게 할까봐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교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요구사항을 거절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A씨는 행정실에서 학교의 예산을 관리하는 일을 담당한다. 방과후 활동 및 현장학습 등의 비용을 학생들에게 징수해 학교에 수납하고, 학교 내 각종 급식 및 공사 계약업무를 처리한다. 이러한 학교 살림살이를 맡아 한 지가 이 학교에서만 12년째다. 2000년 8월 당시 받은 첫 월급이 60만원대였는데 지금은 세금을 제하면 120~130만원을 받는다. 10년이 넘게 일하는 동안 월급은 60만원 오른 셈이다. 이러는 동안 정규직 직원들과의 월급 격차는 더욱 심해져 상대적 박탈감도 상당했다.


경북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B씨(50)도 각종 차별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교생과 교직원 160명 가량의 점심을 3명의 조리원들이 매일같이 준비한다. 오전 내내 각종 재료를 씻고, 다듬고, 썰고 조리하느라 손목과 팔에 마비가 올 지경이다. 정작 본인들의 점심은 5분만에 서서 후딱 해치우고 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몸이 아픈 것은 둘째치고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지방 소도시에 있는 학교다 보니 학생 수는 매년 줄고 있다. 통폐합되는 학교도 상당수다. 학생 수가 줄어들자 학교에서는 가장 먼저 비정규직 직원 규모를 축소할 계획을 세웠다. 직원들에 대한 상대평가를 실시해 평가가 좋지 않은 직원부터 내보내겠다는 방침이다. 밥벌이가 급한 조리사들이 평가 점수를 매기는 정규직 영양사들에게 잘보이려고 경쟁을 펼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B씨는 "상대평가는 사실상 평가를 매기는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거 아닌가. 평가를 하더라도 실력이나 근무태도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 비정규직이지만 2~3개씩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조리사도 많다"고 말했다.


학교 비정규직은 전국적으로 약 15만명이 넘게 있다. 직종별로는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등 급식종사자가 43%로 가장 많다. 교무보조, 특수교육보조, 과학보조, 행정보조, 사서, 시설관리직, 청소원 등도 모두 학교 비정규직들이다. 이중 상시·지속적인 근무 인원은 74%인 11만명 가량이며,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5만명 정도 된다.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교육감 직접고용'이다. 현재는 교장이 이들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교장 자의에 의한 계약 해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임금 체제도 연봉제에서 호봉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윤재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정책국장은 "학교내 비정규직들은 재계약때마다 촌지 등을 강요받고, 교장 눈에 잘보이지 않으면 불이익을 보는 경우도 있다"며 "학교단위의 고용 자체가 고용의 안전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조에서는 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다음 달 9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