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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운명 가를 '프랜드 조항'...각국 법원 해석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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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한국과 미국 법원이 '프랜드 조항'에 대해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국내법원은 프랜드 선언 후에도 특허금지신청을 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반면 미국 배심원단은 프랜드조항에 의거 애플의 삼성특허 침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평결했다. 전세계 9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 관련 각국의 법원이 '프랜드 조항'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삼성의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을 줄인 말로, 특허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제품을 우선 만든 뒤 나중에 적정한 특허 기술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표준 특허권자가 무리한 요구를 해 경쟁사의 제품 생산이나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약자 보호 제도다.

24일 열린 국내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쟁점은 프랜드와 관련한 삼성의 권리남용 여부였다"며 "프랜드 선언을 향후 표준특허침해에 관한 금지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의사표시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결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특허권 침해 공격에 대해 삼성전자가 1988년 '프랜드(FRAND) 선언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이유로 결국 '프랜드조항'이 삼성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법원이 삼성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프랜드 조항에 대한 해석이 각국 법원마다 다르게 나오고 있어 국내 판결만으로 삼성이 우세에 점했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프랜드 선언을 들어 "삼성전자가 프랜드 선언을 스스로 어겨 권리를 남용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번 국내법원의 판결을 두고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논란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군다나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의 배심원단은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특허를 침해했으니 10억5천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그러나 애플의 삼성전자 특허 침해에 대해서는 '프랜드 조항'을 근거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애플이 삼성전자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없다고 평결했다.


삼성과 애플은 현재 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호주에서 50여 건의 특허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미국 재판부가 한 달 내에 있을 최종 판결에서 '프랜드 선언 이후 특허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는 배심원의 평결을 받아들일 경우 해외 다른 판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나영 기자 bohen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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