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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박근혜식 역사인식'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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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박근혜식 역사인식'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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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얼마 뒤면 저도 자식이 생깁니다. 나중에 아이가 5ㆍ16에 대해 물으면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할까요. 교과서에는 쿠데타로 나와 있는데, 많은 국민이 궁금해할 겁니다…."


지난 20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직후 박근혜 대선후보를 향해 취재진에서 나온 질문이다. 박 후보의 답은 이랬다.

"5ㆍ16을 혁명이라고 한 교과서도 있었고 군사정변, 쿠데타라고 한 교과서도 있었다.…다양하게 기술됐었고 바뀌었다. 국민들 생각이 다양한데 정치권이 '이렇게 생각하라, 저렇게 생각하라' 몰아가는 건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 민생은 제쳐놓고 그것을 가지고 싸우고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곧이어 장준하 선생 타살 논란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박 후보는 "계속 과거 얘기만 하고 있다. 국민의 삶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그런 데 정신을 쏟으면 우리 할 일은 언제 하느냐"고 답했다.

박 후보는 이런 얘기를 '과거놀음' 쯤으로 여기는 듯했다. 언론이 그간 '박근혜의 역사인식'을 문제삼은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얼마 안 가 박 후보의 명쾌한 역사인식을 확인했다. 독도 문제에 관해 그는 "굉장히 간단한 해결방법이 있다"며 "일본이 역사인식을 바르게 갖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사 논쟁을 펼치려고 얘기를 꺼낸 건 아니다. 역사에 대한 규정은 가변적이라는 데도 공감한다. 문제는 경우에 따라 사안의 본질을 둘러싼 논의를 피하거나 '과거놀음'으로 치부하는 태도다.


피하고 싶은 논의는 철저하게 피하는 게 박 후보가 그간 보여준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안철수 원장에 관한 생각을 거듭 묻는 취재진을 향해 '이 자리에서 정치 얘기는 그만 하자고 했는데 왜 자꾸 질문하느냐'는 취지로 "병걸리셨어요?"라고 되물은 게 일례다.


박 후보는 이제 다른 견해를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피해도 되는 사안, 때로는 피하는 게 미덕인 사안은 따로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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