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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퍼주기와 새치기 '눈먼 돈병'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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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① 정부 대박상품, 그 허상을 파헤치다
브로커 급증,,빚 못갚는 계층 수혜…금융기관 상환 손놔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리볼빙, 저축은행 대출, 카드론 등으로 1000만원을 대출한 김씨. 급전 1000만원이 또 필요했지만, 신용도가 너무 낮고 대출한도도 꽉 차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쓸 수 있는 것은 사채와 같은 고금리 대부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고금리 대부 대출도 3개월만 쓰면 바꿔드림론을 통해 저금리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는 소식을 들은 김씨는 기존 대출도 상환할 겸해서 2000만원의 대출을 신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바꿔드림론은 단 한번 밖에 쓸수 없으니 한번에 많이 빌리라는 이야기를 대부업체에서 듣고 결국 최대한도인 3000만원을 대출받고 말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민금융 지원제도가 일부 금융소비자들의 '모럴 해저드'를 조장하고 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제도지만 운영 과정에서 '눈 먼 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창구에선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해 금융 소비자들에게 "무조건 많이 대출받는 게 좋다"는 식으로 선전하고, 제도상의 허점을 파악한 금융 브로커들은 수수료를 챙기면서 대출을 알선해주기도 한다.


2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고금리 대출을 연 11%의 은행대출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은 최근 누적기준으로 대출자 10만 명, 대출잔고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08년~2009년 대출 실적이 1만5000건에 못 미치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2년간 크게 신장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바꿔드림론의 연체율은 6%대 초반이나 된다. 같은 은행권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연체율 2%와 비교하면 세배 수준이다.

상호금융권의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 대출도 사정은 비슷하다. 햇살론 대출액은 지난달 말 현재 2조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연체율은 지난해 말 현재 7~8%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품 출시 초기에는 연체 사고가 별로 없지만, 상환이 시작되는 2~3년차부터 연체율이 급속히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연체율은 더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민들을 위한다는 서민금융상품의 부작용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자들에게 서민금융상품을 알선해주고 수수료를 뜯어내는 불법 브로커가 생겨나는가 하면, 바꿔드림론, 햇살론 등을 동시에 지원받는 중복 대출도 여전하다.


정부는 그러나 '서민'이란 용어에만 집착해 오히려 대출기준 완화에만 급급하고 있다. 총리실은 지난달 말 바꿔드림론의 소득 기준을 4000만원 이하에서 4400만원 이하로 조정하고, 연체 기록이 있어도 지원 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미소금융도 재산 요건을 완화하고, 햇살론은 서류 기준을 완화했다.


금융당국도 기준 완화에 동참하고 있다. 햇살론 보증비율을 85%에서 95%로 상향조정한 데 이어 대환대출의 보증비율도 95%로 상향키로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서민금융 투어를 다녀온 후 상호금융기관의 햇살론 대출은 예대율 산정 기준에서 제외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퍼주기'가 모럴 해저드만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확충, 복지정책 등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대출만 해준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며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낮은 금리로 서민금융 자금을 제공할 경우 도덕적 해이 뿐만 아니라 해당 금융기관의 부실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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