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로 4.11총선에서 야당성향이 강한 광주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정현 의원이 의정활동 마지막 보답보고서를 20일 냈다. 이 의원은 선거운동하면서 의정보고회나 의정보고서대신 보답대회, 보답보고서를 내고 싶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첫째로 자성을 꼽았다. 이 의원은 "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여론을 반영하기 위한 존재감 있는 역할도 또 존재감 확보를 위한 발언도 못했다"면서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권력분립의 한축 역할도 못했다"고 말했다.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선서를 했지만 헌법상의 3권 분립 한축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에 찬 활동도, 여당이 현 헌법상의 권력분립 정신을 스스로 지키지 않고 행정부의 시녀를 자처하는 문제도 고치지 못했다는 반성이다.
이 의원은 또 "현 정부에서 가장 잘못한 것은 인사탕평을 하지 않은 점"이라며 "인사탕평을 문제제기도 못하고 임기를 마치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으로서 모든 분야에서 특정 지역 인사에 대한 편파 편중인사를 한 사례들을 제대로 추적해 대대적이고 꾸준히 문제 삼았어야 했고 법과 제도와 관행과 의식을 확 뜯어 고쳤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어느 지역 출신, 어느 학교 출신이냐가 주요한 인사 기준이 된다는 것은 국민화합과 사회 통합을 깨는 반국가적 행위고 인권 유린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대신 국민화합을 위한 실천적 노력은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31명의 호남 지역출신 국회의원 가운데 집권당 의원은 없다'면서 "호남 전체를 지역구로 생각하고 4년 연속 예결위원, 두 번의 계수조정 위원으로 참여해 호남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 진심이면 지역, 이념, 계층, 세대를 넘어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비주류 대변에 나름대로 성심성의를 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방위에서, 법사위에서, 예결위에서, 본회의에서 제 자신이 비주류로 살아왔던 삶의 고단함을 잊지 않으려 고비주류 자체인 제 형제, 제 이웃, 제 친척들의 파리한 입술을 떠올리며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발언과 표결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제 저는 더 이상 의정단상에 설수가 없다"면서 "어느 시인의 시어처럼 처음 같은 마음으로 또 어떤 일이 주어지든 최선을 다해 잘해 나가겠다. 재야 종소리 들으며 올린 기도처럼 부모님과 친척들께 폐백 드리던 때 각오처럼 온 정성을 다해 앞으로 새롭게 주어 질 일에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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