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 비박(非 박근혜)진영 대선주자들의 민생탐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국의 재래시장과 농어촌, 중소기업 현장은 물론이고 대학, 종교및 사회복지시설 등을 두루 돌며 봉사와 간담회를 열어 민심을 듣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재산 4억원에 '가난한대통령'을 표방한 이재오 의원은 물론이고 재산 2조원 정몽준 전 대표, 서민스토리가 풍부하다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 모두 박근혜 대세론을 막고자 당 대선후보 선출에서 일반 국민들의 여론조사 비중을 대폭 높여야 한다는 완전국민경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민생탐방에 올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재오 의원은 18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쟁 주자와 동선(動線)이 겹치지 않게 일정을 조율하면서 탐방의 형식과 방법, 현장 발언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진행하고 있다.
◆'MT(대학생수련회) 재오' 숙박 모두 현장서 해결=이재오 의원은 49박 50일의 민생투어를 시작했다. 첫날인 17일 광주 5ㆍ18민주묘역을 참배하며 광주전남을 돌았고 이날은 대구 경북을 돈다. 그는 기차등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해 움직인다. 잠도 농촌에서는 마을회관에서 자고 중소기업 공단에서는 기숙사에서 잔다.
이 의원은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지만 주로 현장 시민들과 즉석 토크를 즐긴다.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 가진 대학생과의 눈높이토크, 전날 광주의 지하철토크, 목포에서는 찜질방을 방문해 깜짝토크를 가졌다. 이날도 경북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후 대구지하철을 타며 지하철토크를 갖는다. 이후 대구 감삼동,경북 청송군과 영양의 재래시장, 축제에 참석한다.
◆'농활 몽준' 매일 한곳씩 민심 챙겨=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증심사를 찾은 뒤 5ㆍ18민주묘역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후 전북 김제로 이동해 농가체험을 하고, 오후에는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한 뒤 전주 남부시장를 찾는다.
정 전 대표는 대선출마선언을 한 이후 지난 2일 광주5ㆍ18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전국을 버스로 도는 민생투어를 진행중이다. 자신의 단점(보수여당, 대기업 오너 이미지)을 극복하고자 광주, 부산, 울산,춘천, 대전, 충남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 데다 어디에서나 사회복지시설 봉사와 축사청소,어촌그물작업 정리 등 '험한 일'을 반드시 한다.
지역에서는 반드시 현지 언론과 간담회를 열어 경제,안보 등 공약과 대선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잠은 주로 현지 여관에서 묵은 뒤 다음날 일정을 소화한다. 서울에서 열린 드림콘서트나 춘천방문등에서는 부인 김영명 여사와 동행해 미혼의 박 전 비대위원장과 차별화를 두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투잡 문수' 도지사 병행 두집살림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빡빡한 업무스케줄에도 짬을 내 대권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체로 평일은 지사로 주말은 대선경선후보로 활동한다.
16일에는 투자유치 업무차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은 5ㆍ18기념식에 참석했다. 오후에는 소록도국립병원을 찾아 하룻밤을 묵으며 한센인들을 격려하고 봉사활동도 할 예정이다. 평일에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의 대담프로에 나가 각종 현안과 공약에 대한 소견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대선출마를 한 현직도지사의 도정활동 수행에 대해 정치적 행보라는 곱지 않은 시각도 적지 않다.
◆'호남 태희' 대규모 주민 토론회 열어=지난 8일 대선출마 선언을 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정중동의 행보다. 그는 서울대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 이후 "호남에서 자신의 진심을 전하겠다"며 호남을 찾았다. 이후에는 일본대사관 위안부할머니 수요집회와 대담프로, 드림콘서트에 참석했고 17일에는 4년여만에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제명요건 완화를 제안했다.
임 전 실장은 공약을 좀더 보완하는 대로 영호남에서 기성정치 구도 타파 관련 대규모 주민토론회를 열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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