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벌어진 대학생 살인 사건의 원인이 '사령(死靈)카페'를 둘러싼 갈등인 것으로 밝혀졌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해자 김씨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박모씨와 연인이 됐지만 박씨가 사령카페에 가입한 후 싸움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사령카페에 가입하고 자신을 마녀라고 칭하며 '오컬트' 문화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컬트 문화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초자연적 존재를 믿는 문화를 일컫는다. '사령'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뜻하는 것으로 이들은 "악령들이 사악한 존재이기 때문에 사령을 소환해 함께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씨는 사령카페 회원들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나누는 이 같은 오컬트 문화에 거부감을 느꼈고, 연인인 박씨와도 헤어졌다. 하지만 박씨의 사령카페 활동을 그만두게 하기 위해 피의자들을 만나 결국 살해당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사령카페는 100명 안팎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같은 문제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용의자들 연루된 사령카페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3일 오전 방통심의위 유해정보심의팀은 긴급회의를 열고 사령카페에 관한 경계령을 내렸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신촌 살인사건으로 인해 사령카페의 존재가 드러났다"며 "불법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이어 "보통 인터넷 카페는 취미ㆍ가치관 등을 공유하는 모임인데 그런 의미에서 사령카페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사령카페에서 회원들에게 자살을 유도한다던가 생명을 위협을 느끼게 한다던가 금품을 갈취하는 정황 등 불법성이 있다면 단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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