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2009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부터 서울 강남 고급 룸살롱에서 수십 차례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들이 만난 장소가 구설수에 올랐다.
두 사람의 밀회 장소가 여느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 바가 아니라 소위 '텐프로'라 불리는 곳이었기 때문.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증권가 메신저 등을 통해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의 밀회 장소가 청담동에 위치하는 'C(이니셜)'라는 텐프로 업소라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 메시지에는 "C가 속칭 텐프로라 불리는 고급 주점 중에서도 유일한 일프로에 꼽히는 곳이다"는 수식어와 함께 "예약된 소수의 손님만 받는다", "룸 5개 중 제일 좋은 룸에는 벽 하나가 비밀문으로 통한다" 등의 부연 설명까지 더해져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텐프로'라는 단어는 서울 강남 인근의 고급 유흥주점을 일컫는 말.
상위 10% 안에 들 만큼 외모가 훌륭한 여종업원, 속칭 호스트들이 있다는 뜻에서 텐프로라 불리고, 이보다 더 고급스럽다는 뜻으로 '이프로(2%)', '일프로(1%)'라는 속어도 만들어졌다.
업소의 주인이나 마담이 여종업원의 팁(Table Charge) 가운데 10%를 떼어가는 계약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서 텐프로라는 용어가 나왔다는 설도 있다.
이들 주점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데 최소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의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성매매와 같은 불법 행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일부 재력 있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고 밀폐된 공간에서 신분이 노출될 가능성이 적어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은밀히 술자리를 즐길 때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특정 기업의 주가조작을 목적으로 한 이해 당사자들의 만남이나 정치인들의 선거운동 모임이 이들 텐프로에서 이뤄진 사실이 종종 경찰에 적발되는 예가 그러하다.
여종업원들을 술자리에 배석하는 부분도 도덕적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번 사건에서 텐프로가 유난히 주목을 받은 것 역시 2009년 '장자연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던 상황과 맞물려 있는데,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이 만나던 자리에도 신인 여성 연예인들이 동석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증권가에 퍼진 문제의 C 주점에 대한 묘사는 이미 3년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이 그대로 복사돼 전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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