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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취업도 갈수록 좁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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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인천=김봉수 기자] 현대 사회에서 부의 축적·계급 상승의 대표적 수단으로 꼽혀 온 '변호사'가 취업난을 겪고 있다. 사법연수생 외에 로스쿨 1기 졸업생 1500명이 변호사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찾는 곳이 없어 일자리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정부 기관도 5급 채용 관행을 깨고 6급 채용 계획을 잇따라 밝혀 변호사들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수료한 사법연수원 41기의 취업률은 40.9%로 처음으로 40%대까지 떨어졌다. 사법연수생들의 취업률은 2008년에는 64%였지만 점차 하향추세로 접어들어 40기가 수료한 지난해에는 56%까지 하락했다. 특히 1년 만에 취업률은 16%포인트 급락했다.

연수생들의 취업여건이 단기간에 악화된 것은 사법고시 합격자가 1000명으로 확대돼 인력수급이 늘어난데다 올해부터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도 배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0년 국내 변호사는 4699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만2000명까지 늘었다. 올해 배출되는 변호사 인력만 기존 변호사의 20% 수준이다.


법관과 검찰로 바로 임용되기도 어려워졌다. 검찰은 올해 신규 검사 임용에서 연수원생 64명, 로스쿨생 42명을 선발했다. 전체 임용자 수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연수원생과 로스쿨생으로 일자리를 나눠가져 경쟁률은 더욱 높아졌다. 신임법관은 올해 87명으로 지난해 90명에 비해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했지만 내년부터는 연수원수료자를 곧바로 법관으로 임용하는 제도가 폐지돼 취업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로펌도 지난해에는 150~200명을 연수원 수료 전 변호사로 선발했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만 채용됐다. 중견로펌이나 소형로펌은 신규채용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변호사 몸값이 갈수록 낮아지고 로스쿨 졸업생도 배출되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서초동의 한 중소형 로펌 변호사는 “최근 2년간 5~6명 규모 중소형 로펌의 변호사 중 상당수가 절반가량 사무실을 나갔지만 로펌 측은 바로 인력을 채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한 명 값에 두세명씩 데려다 써보고 그 중 쓸만한 인재를 키우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인력의 새로운 고용창출 기회로 전망 받았던 상장회사의 준법지원인제도도 기대를 밑돌고 있다. 법조계는 자산규모 1000억원 이상의 상장사에 준법지원인을 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인 상장사만 준법지원인을 갖추는 쪽으로 법이 정비됐다. 자산 1000억원 이상인 상장사는 전체의 50%이지만 5000억원 이상은 17%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갈 곳이 줄어든다.


취업난이 가중되자 정부 기관이 6급 행정주무관으로 변호사를 선발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세 명을 뽑은데 이어 인천시도 로스쿨 졸업생·사법연수원 수료생 등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6급 계약직 공무원 채용에 나섰다.


인천시는 채용 공고를 내 1년간 주 35시간 근무·연봉 4000여만원의 조건으로 5명을 채용해 전문적 법률 지식이 필요한 행정 실무를 맡길 계획이다.


일반 시민·로스쿨 졸업생 등은 환영하고 있지만 기존 법조인들과 사법연수원생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사법연수원 42기 자치회 관계자는 “같은 변호사라고 로스쿨 졸업생과 사법연수생들을 동일시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면서 “오고 싶은 사람을 오라고 하는 인천시가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평가가 나올 때쯤 인천시장이 두 집단을 다르게 대접할 것인 지를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들의 취업난이 풀리지 않자 관련 단체들도 일자리창출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달 28일 법무부, 사법연수원, 로스쿨협의회와 함께 가칭 '변호사 취업도움센터'를 열기로 결정했다. 변협이 취업과 관련해 공식 지원센터를 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는 변호사업계도 청년 취업난의 무풍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인천=김봉수 기자 bskim@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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