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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팔던 두산 '수입차'까지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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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 참에 내수 소비재 사업 손 턴다"

"두산, 이 참에 내수 소비재 사업 손 턴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2002년 9월. 두산그룹은 강남 도곡동에 대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반찬가게 '데이즈'를 열었다. 3000여가구가 몰려있는 아파트 단지 인근에 자리 잡은 이 가게에선 김치, 젓갈, 조림, 튀김 ,전, 나물 등 70여종의 반찬을 진열 판매했다. 튀김과 전은 즉석 조리해 팔기도 했다. 하지만 반찬가게 사업은 예상과 달리 순탄치 않았다. 주변 재래시장 반찬가게 등에서 '대기업이 반찬장사까지 하는 것이냐'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두산은 결국 2004년 반찬사업을 포기했다. 최근 불거진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의 원조격인 셈이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2012년 2월. 두산은 계열사인 DFMS를 통해 벌여온 수입차 딜러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두산은 2004년부터 혼다코리아와 딜러십을 맺었고 지난해에는 재규어ㆍ랜드로버와 딜러십을 맺어 수입차를 판매해 왔다. 전시장은 서울 강남에 1곳, 경기 성남시 분당에 1곳이 있다. 딜러 사업 철수 역시 재벌ㆍ대기업이 빵집이나 수입차 등 손쉽게 수익을 올리기 쉬운 내수사업에만 신경쓴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사실 두산의 딜러사업 철수는 예견된 일이었다. 지속적으로 소비재 산업비중을 줄여온 데다 빵집 논란이 거세진 이달 초 계열사 DIP홀딩스 자회사인 SRS코리아가 운영했던 커피전문점 '페스티나렌떼' 사업을 철수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내친김에 버거킹, KFC 등의 외식사업도 정리하고 있다. 외식사업을 진행하는 SRS코리아는 이미 버거킹, KFC 등의 지분 50%를 매각한 상태다. 나머지 지분 50%도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절차만 끝난다면 두산에 남아있는 소비재 산업은 두산동아(출판), 오리콤(광고) 등에 불과하다. 그룹 내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10%도 안된다.

나머지 90%를 차지하는 비중은 인프라지원 사업(ISB)이다. ISB는 도로ㆍ철도ㆍ항만ㆍ공항 등 기존 사회간접시설뿐 아니라 에너지ㆍ국방ㆍ생산설비ㆍ물류 및 운송설비 등을 망라하는 사업이다. 1998년 OB맥주 매각 당시 그룹 내 소비재 중심이 차지했던 비중이 67%를 넘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사실 두산의 체질 변화 역사는 2000년부터 본격화 됐다.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중공업회사로 탈바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03년에는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을 흡수해 건설업을 확장했다. 당시 업계 20위권에 그쳤던 건설 도급순위를 지난해 10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2005년엔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 글로벌 ISB그룹으로 한단계 도약했다.


ISB 사업으로 체질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그룹의 모태 격인 주류사업은 물론 종가집, 폴로 등 각종 소비재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했다.


체질 변경에 성공한 두산의 올해 목표는 동반성장이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회공헌활동과 동반성장 지원 시스템을 체계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동반성장 시스템을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구호에 머물지 않도록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 이행실적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평가에 반영하는 실행방안까지 제시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한국중공업 인수 전후로 그룹의 체질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ISB그룹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한 만큼 앞으로 '인재의 성장과 자립'이라는 철학에 중심을 둔 사회공헌 활동과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 지원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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