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설물가 현장르포]"차례상 과일 크기가 작아졌어요"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설물가 현장르포]"차례상 과일 크기가 작아졌어요"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은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손님들로 발디딜틈없이 북적였다. 하지만 상인들은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해 보다 손님들의 씀씀이가 작아졌다고 말했다.
AD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이윤재 기자, 오주연 기자]"대목이라 고모 장사 도와주러 나왔어요. 손님 몰리는데 손이 부족하다고 전화가 와서 집에서 노는 동생도 같이 데리고 왔어요."

민족명절인 설을 열흘 남짓 앞둔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대목을 맞은 상인들은 조기 두름을 퍼덕 퍼덕 들어 보이며 흥정을 시작했고, 일 년에 몇 번 없는 대목을 맞아 일가친척이 총출동해 팔을 걷어붙이고 장사를 돕는 모습도 보였다.


시장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며 커피를 팔던 한 상인은 "손님이 평소보다 4~5배는 더 왔다"면서 "상인들이 바빠서 커피를 못 사먹는다. 사람도 너무 많고 돌아다니지를 못하겠다. 오늘은 일찍 들어 가야겠다"고 말했다.

설을 앞두고 재래시장을 찾은 한 60대 주부는 "평소에는 집근처 마트에서 사 먹지만 그래도 차례용품은 재래시장에서 산다"면서 "마트보다 더 싱싱하고 물건도 다양하고, 뭣보다 채소 값이 싸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재래시장을 찾은 젊은 손님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분식집에서 어묵을 먹고 있던 한 20대 여성은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경동시장이 유명하다고 해서 와 봤다"면서 "친구랑 같이 장도 보고 몸이 약한 남자친구를 위해서 구기자도 좀 샀다. 날씨도 별로 춥지 않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며 웃음 지었다.


바쁜 와중에도 시장 상인들은 손님에게 커피도 대접하고, 살갑게 말을 붙이는 등 한결 친절해진 모습이었다.


건어물가게 한 상인은 살 것을 꼼꼼히 메모해 온 한 30대 손님에게 "이렇게 멀리 재래시장까지 찾아와줘서 고맙다"면서 "여기는 물건도 싸고 하니 자주 장보러 오라"면서 시장홍보도 아끼지 않았다.


30년간 재래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한 상인은 "손님들은 설이라 많이 북적이는데 사실상 경기가 안 좋아서 씀씀이는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다"면서 "예전에는 명절음식이라면 더 굵고 좋은 것을 샀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대형마트, 백화점에도 설 준비에 한창인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60~70대 손님들이 주로 재래시장을 찾는다면 대형마트에는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30~40대 젊은 주부들이 많았다. 백화점은 주로 차례용품보다는 설 선물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았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최모(33·여)씨는 "전통시장이 가격이 싼 것 같긴 한데 대형마트가 품질이 깨끗하고 믿을 수 있어서 주로 이용한다"면서 "과일이나 채소류는 재래시장이 싼 것으로 알고 있는데 따로 전통시장을 찾기가 사실 번거로워서 집 가까운 마트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마트 용산점 생선코너의 한 직원은 "경기기가 나빠졌다고 하는데 마트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거의 비슷하고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수요일부터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룰 것 같다"고 내다봤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역시 설 선물을 찾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해 추석 고가의 선물이 잘 나갔던 반면 올 설에는 실속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선물용으로 가장 인기있는 상품코너는 단연 한우코너.


13만원대 한우알뜰세트는 이 날 하루 100개 이상 팔려나갔다. 한우코너의 점원은 "회사에서 선물용으로 많이 사간다"면서 "올해는 비싼 제품보다는 실속있는 선물, 낮은 가격대가 많이 나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주머니가 얇아진 탓에 백화점서 구매를 단념하고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도 많았다.


한 50대 소비자는 "시장에서는 동태전을 3000~4000원 정도면 살 수 있는데 백화점에서는 2배가 비싸다. 겁나서 못 사겠다"며 결국 남편과 함께 발길을 돌렸다.


백화점 단기아르바이트생 전현정(19)씨는 "가격대가 저렴한 올리브유 등이 잘 팔린다. 3만원대 제품을 1400개 수량 맞춰 놓았던 것이 다 팔렸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대비 실속있는 것들이 잘 팔리고 그 외에 것들은 잘 나가지 않아 어제 인기 제품이 완판된 이후 오늘은 10시 반부터 4시까지 3개 팔았다"고 말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 설에는 개인보다는 회사에서 사가는 선물이 많고 지난해 추석보다는 매출이 못 한 것 같다"면서 "교환이 편리하다보니 선물용은 백화점서 사는데 정작 자신들이 차례상을 차릴 때는 백화점보다 마트나 시장을 더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이윤재 기자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