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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하철 스크린 도어, 비리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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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비리가 근절되기는커녕 깊고 다양해지면서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감사원이 어제 발표한 서울시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직비리 점검 결과는 '진화한 비리'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냈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역사에 설치한 승강장 스크린도어의 개발ㆍ납품 과정은 비리의 종합판이다. 도시철도공사의 기술연구센터장 A씨는 2006년 스크린도어 구동장치의 국산화 개발 등을 추진하면서 퇴직자 B씨와 개발 협약을 맺었다. 이후 A씨는 이미 개발돼 있던 C사의 구동장치를 B씨와 공사가 함께 국산화 개발을 한 것처럼 속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를 끌어들이기 위해 퇴직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공사의 규정까지 바꾸게 했다. B씨는 명의 대여 대가로 C사 대표로부터 매월 500만원씩 1억6800여만원을 받아챙겼다.

A씨의 직권을 이용한 비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C사의 사양을 기술표준으로 채택, 5∼8호선 143개 역사의 스크린도어 공사에 305억원 상당의 구동장치를 납품하도록 특혜를 줬다. 어이없게도 공사는 A씨에게 예산 절감 성과금 1억원을 주었다. 비리를 저질렀다고 상을 준 꼴이다.


지자체 공무원도 다를 것이 없다. 서울시의 한 구청 직원은 건설업체의 비위를 눈감고 2억여원을 받았다. 특혜를 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자신의 다가구 주택 건축비를 받아낸 강원도의 한 공무원도 있다. 공직 사회에 퍼져 있는 부패의 골이 얼마나 깊은가를 새삼 곱씹게 된다.


얼마전에는 부산저축은행 및 이국철 SLS그룹 회장 비리와 관련해 감사원 감사위원, 청와대 수석, 전 문화부 차관 등 고위공직자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직위의 고하를 따질 것 없이 부정부패가 만연한 것이 현실이다.


공직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감시체계가 허술한 탓이 크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제 식구 감싸기'와 솜방망이 처벌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 6월까지 금품ㆍ향응 수수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 1202명 중 벌금 등 사법 처분을 받은 수는 34%인 407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내부 징계로 끝났다. 말로만 엄포를 놔서는 부패의 뿌리를 뽑을 수 없다. 공직사회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등 처벌을 강화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엄정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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