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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유통가 결산]2.원가 오르는데 제품값은 못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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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 잇단 과징금 홍역
신제품 생산 중단 기업도
구제역에 우유시장도 휘청
음료·주류 가격올렸다 U턴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2011년 식품업계를 돌이켜보면 한 마디로 '외우내환(外憂內患)'의 한 해였다.

밖에서는 국제적으로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해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에서는 정부에 의해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식품업체들은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며 허덕였다.


특히 새로이 '물가관리 부처'로 떠오른 공정거래위원회의 서슬 퍼런 '칼날'에 식품업계는 과징금 철퇴를 맞았으며 이에 한 업체는 야심차게 선보인 제품의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식품업계는 올 초부터 과징금 홍역에 시달렸다. 2월 정식품, 삼육식품, 매일유업 등 두유업체 3곳으로 시작해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서울우유, 남양유업, 동원F&B, 농심 등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상반기에만 과징금을 부과받은 업체는 31곳으로 액수는 총 267억5000만원에 이른다. 이는 물가잡기에 나선 정부가 공정위 카드를 통해 실력 행사에 나선 것. 적발된 기업이 제품 가격을 내리면 과징금을 대폭 깎아준다고 하는 정부의 방침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공정위로부터 과장 광고 혐의로 1억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농심이 결국 출시 4개월 만에 '신라면 블랙'의 국내 판매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과잉 규제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국민라면'이라 불리는 신라면의 후속작으로 선보여져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신라면 블랙'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출시 후 첫 달 9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공정위의 제재와 가격 논란은 제품 이미지에 큰 타격을 가져왔고 결국 농심은 '신라면 블랙'의 국내 생산을 4개월 만에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라면 이야기를 꺼내자면 올 하반기 하얀 국물 열풍을 몰고 온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을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빨간 국물 일색이던 기존 라면시장에서 소위 반란으로까지 불리며 하얀 국물 시대를 연 '꼬꼬면'은 8월 출시되자마자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초기에는 일시적인 유행일 뿐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모양새다. 꼬꼬면 열풍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도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엔 오뚜기도 '기스면'을 선보이며 흰색 국물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꼬꼬면은 출시 이후 4개월 동안의 매출이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에는 1000억원 이상을 가뿐히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라면업계 빅4 중 꼴찌였던 한국야쿠르트는 이미 3위로 자리를 옮겼으며 내년에는 2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우유시장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구제역은 전국을 휩쓸며 육류 부문은 물론, '우유대란'의 위기를 야기시키는 후폭풍을 낳았다.


구제역으로 약 4만 마리의 젖소가 도살처분되면서 원유 공급이 부족해지자 낙농가에서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며 원유값 인상을 요구, 결국 '원유 파동'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무려 2개월 여간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결국 인상안에 합의하며 사상 초유의 우유대란 파국을 막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음료ㆍ주류업체의 가격 인상 발표와 보류, 심지어 원래 가격으로의 환원이 화제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올렸던 제품 출고가를 모두 원래 가격으로 되돌렸다. 당초 롯데칠성은 25종 제품의 출고가격을 최고 9%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이 가운데 칠성사이다 등 주요 5개 품목의 가격을 원래 가격으로 환원했다. 하지만 나머지 20개 품목의 가격은 그대로 둬 비난이 일자 다시 지난 6일 나머지 20개 품목도 원래 가격으로 되돌렸다.


오비맥주도 1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가격 인상안을 백지화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에도 맥주 가격을 10% 정도 올리려고 했으나 국세청 등 정부 반대에 부딪히면서 보류한 바 있다. 이어 다시 이달 7%대의 인상안을 발표했으나 이마저도 국세청 압력으로 철회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식품업계에서는 모든 것이 '가격'이라는 화두로 귀결되는 한 해였다"면서 "시장경제의 논리에서는 내리 누를수록 그 반발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올해 정부의 압박이 내년에는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벌써부터 두렵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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