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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그리스 경고했어야지" 신평사 '뒷북'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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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26일 모든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기의 시발점이었던 그리스에서 조짐이 보였을 때 신평사들이 초동단계에서 더 일찍, 더 강력한 잣대를 들이댔어야 했다며 비판하고 있다고 1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년 전인 2009년 당시 그리스는 이미 정치불안 속에서 누적된 재정적자로 경기가 빠르게 침체되고 있었지만, 당시 무디스는 그리스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있었다. 무디스는 2009년 12월 초 평가보고서를 통해 “그리스의 단기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냈다.

그러나 바로 20일 뒤 무디스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강등 조치했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도 뒤를 이었다. 이후 그리스 신용등급은 급전직하했으며 6개월 뒤 무디스는 그리스 부채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을 부여했다.


이후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위기가 확산되자 유럽 정부들은 신평사들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으며, 신평사들의 등급평가 적절성에 대한 의문도 다시 커지고 있다.

2010년 봄까지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평가를 총괄했던 피에르 카이유토 전 이사는 “지금 디폴트 직전까지 몰린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이 불과 2년 전에 싱글 A였다가 너무도 급격히 떨어졌다”면서 평가에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신평사들이 그리스의 국가부채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투자 적격 등급으로 둔 것은 위기의 조짐을 심각하게 오판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그리스가 2001년 유로존 가입 당시 자격을 맞추기 위해 재정적자 규모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강등하지 않았다.


2004~2008년 S&P의 신용평가책임자였던 바바라 리드패스는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경제 전반에 고통이 동반되는 증세보다는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손쉽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리스는 2009년 역대 최대 규모인 67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고, 투자시장의 그리스 국채 익스포저(위험노출도)도 크게 늘었다. 현재 은행 등 민간투자자들은 그리스 국채에 대해 액면가 기준 50%의 상각을 감수해야 한다. 당시 신평사들이 더 적절히 초동대응했더라면 적어도 부채위기 확산의 정도는 지금보다 덜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비판한다.


이에 대해 신평사들은 당시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독일 국채를 조금 웃도는 수준을 보이는 등 오히려 시장이 더 낙관적이었다면서 항변하고 있다.


지난해 신평사들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낸 볼프 클린츠 유럽의회 독일 대표는 “신평사들은 제 역할을 하는 데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2008년까지 무디스에서 그리스 신용평가를 담당한 사라 버틴 애널리스트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재앙에 가까운 상황의 시나리오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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