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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8자에 담긴 소통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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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8자에 담긴 소통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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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 3코크스공장에 근무하는 정동환씨는 지난달 15일 결혼한 딸 정지인씨에게서 특별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정지인 씨가 결혼식 100일 전부터 하루에 1만원씩 저금하며 8자의 입금내역에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인사말을 담아 만든 통장이었습니다.

'오는 10월 15일', '엄마 딸 결혼합니다'라는 말로 시작된 편지는 '힘들고 귀찮을 때도', '많았을 텐데 항상', '너그럽고 자상하게', '안아주고 토닥이고', '그동안 투정 부리고', '말 안듣고 속상하게', '한 거 있으면 다 잊어' 등 부모님을 향해 이제껏 표현하지 못한 감사의 말, 사랑한다는 말로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편지를 받은 정동환씨 부부는 딸의 애교 가득한 편지에 기쁨과 대견함으로 눈시울을 붉혔다고 합니다. 부부가 딸에게서 받은 감동은 아마도, 이 세상을 다 가진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깊었을 것입니다.

어느 해부터인가 '소통'을 강조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통은 '믿음'이 기반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편지를 쓰고,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고, 직원들과 벙개 모임을 갖는 CEO들의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사소하다고 여겨지지만 CEO가 전하는 말 한마디는 직원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는 법입니다.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CEO는 '직원들이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라고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나는 여러분들과 이런 것들을 하고 싶다"고 표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진중공업 사태가 11개월여 만에 마무리 됐습니다. 평화적인 해결에 대한 바람이 컸던터라 두손을 들고 환영합니다. 하지만 노사 모두 이번 사태를 통해 너무나도 큰 상처를 입은게 사실입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소통'의 부재, 믿음의 붕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비좁은 영도조선소로 경쟁사들과 맞붙기 어렵다는 것은 경영진 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던 '사실'입니다.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있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방법론에 있어 노와 사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한진중공업은 과거에도 이러한 노사 갈등이 있어왔습니다. 그만큼 양측간 불신의 폭이 좁혀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만약 조남호 회장이 미국행 대신 '8자 편지'를 100일 동안 직원들에게 보냈다면 어땠을까요? 진심이 담긴 편지를 받은 직원들이 소통과 대화를 원하는 조 회장의 뜻을 받아들여 분노를 조금이나마 수그러뜨리고 회사의 입장을 더 이해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요? 작은 성의가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거짓 행동을 한 조 회장의 자세가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과거와 같이 직원들이 CEO의 명령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CEO는 직원들을 파트너로 여기고 모든 것을 설명하고 밝혀야 합니다. 진실을 숨긴채 수수방관하는 회사를 신뢰하고 따라갈 직원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점을 CEO들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입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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