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교협 '5% 인하' 방안, "누구를 위한 것인가"

시계아이콘01분 2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5% 노력하겠습니다

[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누구를 위한 5%인하안 이겠어요. 여력이 있어서 등록금을 더 내리고 싶은 대학은 눈치 보여서 못 그럴테고, 진짜 사정 안좋아서 5% 내릴 형편이 안 되는 대학도 어쨌든 따르긴 해야겠죠. "


지난 7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임시총회에 참석했던 지방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이같은 말을 던졌다. '등록금 5% 인하'는 대교협에서 강조하는 대학의 특수성에 반하는 일종의 '담합행위가 아니냐'는 자조인 셈이다.

전국 202개 4년제 대학 모임인 대교협은 이날 임시총회 뒤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3월부터 평균 등록금 5% 인하'를 뼈대로 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길 대교협 회장(한동대 총장)은 "모든 대학이 일률적으로 5%를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다음 달 각 학교별로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열어 인하폭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평균' 등록금 인하율을 5%로 사실상 고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재정이 열악한 대학들에게는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이면서 동시에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학에게는 일종의 방어벽이 되는 셈이다.

한 지방 사립대 관계자는 "대교협에서는 각 대학별로 인하폭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하지만, 우리 학교가 인하폭을 키우면 다른 학교로 부담이 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를 어기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유가 없는 대학들은 구조조정을 통한 재정확보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라며 "이는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대학들이 등록금을 5%보다 더 내려도 좋고, 정 안되면 덜 내린대도 어쩔 수 없지만 마치 담합처럼 이런 식으로 선을 그어버리면 여러가지 발전적인 가능성이 함몰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또 "각자 여력에 맞게, 다만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의 조치를 취한 뒤 교육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일단 5%라는 기준이 마련됐기 때문에 운영자금에 여유가 있는 대학들도 적립금을 포기하며 더 큰 폭의 인하를 하려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이날 임시총회의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대학등록금이 선택이 불가능한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대학이 내라는 고지서대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납부할 수 밖에 없는 학생들과 그 부모들의 처지를 대학이 제대로 고민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흘러나왔다.


대학등록금의 인하 폭을 협의하기 위해 대학의 총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 만으로도 일반 기업의 일이라면 당장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여부를 조사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의 대학구조조정 추진과 감사원의 대학 등록금 감사결과 발표 이후, 일부 대학이 운영자금을 빼돌리고, 예산ㆍ지출을 조작하는 등 비리를 저지른 것이 드러나면서 대학들은 '10% 가량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있음에도 적립금 확보를 위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