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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할 땐 공(公)개념, 문제 생기면 사(私)적 영역인 주택정책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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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윤주선 한호건설 사장


매우 춥다. 아니 추운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이 얼어 죽어가고 있다. 2008년 서브모기지 사태로 불거진 세계경제 위기가 한국을 강타했을 때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10년 전의 외환위기 경험을 토대로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다시 국내 경제와 부동산 시장이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 전망은 크게 빗나가고 있다.

똑같은 웅변이 없듯이 똑같은 경험은 없다던가! 10년 전의 외환위기는 아시아 일부국가의 문제였으나 지금은 온 지구상의 모든 국가를 향한 말세적 경제위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산주의 실험은 20년 전에 패착으로 끝났지만 자본주의 실험은 이제 그 끝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이다. 세계 경제의 눈동자인 맨해튼에 일자리를 못 구한 젊은이들이 거리 시위를 하는 모습을 911사태가 벌어진 날을 배경으로 그려 보면 참으로 참담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위기의 근본적 이유가 무엇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근본적 이유 중의 하나만을 꼽으라 하면 바로 부채다. 성경에 죄에 관한 여러 가지 용어가 나오는데 그 중의 하나가 빚(히브리어:오페일레마)이다. 5000여년전 고대사회에서는 타인에게 돈을 빌려 쓰는 것을 죄로 본 것이다. 그 말이 지금도 유효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빚을 얻게 되면 돈의 노예가 될 뿐만 아니라 빌려준 사람의 하수인이 지경에 이른다. 빚쟁이의 청탁을 뿌리치지 못하거나 그 빚 독촉에 시달리다보면 해서는 안 될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많이 본다.

선진국들은 그동안 산업혁명과 함께 자본주의 실험을 즐거운 일로 여겼다. 도시노동자의 임금과 토지가격, 물가 등의 상승을 시작으로 모든 것이 해가 지나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자산가치의 무한팽창이론이 자본주의를 실험하던 지배계층의 이데올로기가 됐다. 특히 무한팽창이론의 바탕에는 빚 권하는 사회라는 무서운 범죄가 독버섯처럼 존재했다.


부동산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오면서 부동산의 무한팽창 이데올로기는 어느 순간에 정지선을 밟을 것이란 예측이 힘을 받았고 현실화됐다. 문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데 있다. 특히 주택은 고가인 까닭에 빚으로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만일 주택가격이 정지선에 머물다가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면 빚을 진 국민들에게 어떻게 해줄지에 대한 고심이 부족했다. 주택이란 것이 단지 자신의 책임 하에 투자한 것이니까 당신이 책임지라고만은 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지 않은가! 주택을 공(公)개념으로 규제하면서도 문제에 부딪히면 사(私)개념으로 전환되는 것이 오늘날 정부 정책 현실이다.
그러나 정부를 믿고 주택을 구입한 국민들의 힘든 부분을 만져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들이 정부를 믿을 것이고 이러한 믿음 속에서만이 주택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이며 나아가서 앞이 보이지 않는 세계 경
제 속에서도 국내 부동산경기의 활성화가 한국경제 회복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택경기의 활성화가 자칫 투기의 붐을 조성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면 아직도 국민의 아우성을 외면하고 있다는 증거다. 과거에 주택시장이 투기장으로 바뀐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어느 정도 활성화되면 주택가격과 같은 물가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바꾸어 말하면 주택경기를 활성화시키지 않겠다는 것은 국내 경제를 회복시키지 않겠다는 것과도 같다.


빚을 지고 살 수밖에 없는 주택구매 구조를 개인의 문제로 보지 말고 지금의 주택경기 침체의 문제를 빚 권하는 우리 사회가 공동 책임으로 껴안고 가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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