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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엔론 사태 10년, 교훈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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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기업 엔론의 회계조작 사건이 일어난 지 10년이 됐다. 9ㆍ11 테러의 충격이 생생하던 2001년 10월16일 엔론이 3년간의 회계오류를 수정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엔론 사태의 시작이다. 10월2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엔론의 수상한 금융거래를 조사하고 있음이 밝혀졌고 엔론 주가는 그날 하루 21% 폭락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엔론은 12월2일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 그 뒤 회사는 해체되고 최고경영자 제프리 스킬링은 2006년 법원에서 부실자산 은닉 등 회계조작에 대한 처벌로 24년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세계적인 재정ㆍ금융위기 속에서 금융기관과 대기업의 탐욕에 대한 항의로 전 세계 80여개국 900여개 도시에서 시민들이 거리시위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과도한 예대마진과 고율의 수수료 부과로 약탈적 영업을 해온 금융회사들에 대한 비난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불법대출, 보험업계 금리담합, 대기업 내부거래 등 금융권과 대기업의 비리가 추가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은 10년 전 엔론 사태의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엔론은 원래 에너지 회사였지만 파생상품 등 복잡한 금융거래로 손실이 누적되자 회계조작에 나서게 됐다. 이런 점에서 엔론 사태는 금융을 매개로 한 비리의 결과였다. 폴 크루그먼을 비롯한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이 엔론 사태 이전부터 기업활동 금융화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재벌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데다 금융업종 계열사와 실물업종 계열사를 동시에 둔 그룹이 많아 비리가 끼어들 틈새가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경영에서나 당국의 감독행정에서나 금융사업과 실물사업의 엄격한 분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엔론 사태가 남긴 또 하나의 교훈은 흔히 '화이트칼라 범죄'로 지칭되는 기업비리는 가혹할 정도로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계조작을 저지른 월드컴의 버나드 에버스 최고경영자도 엔론의 스킬링과 거의 비슷하게 25년 징역형을 받았다. 미국 법원은 경제범죄자에 대해 150여년, 심지어는 80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한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처럼 고작 몇 년의 징역에 집행유예를 곁들이고 수시로 사면해 주어서는 기업비리와 금융범죄가 근절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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