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30년전 가장 잘팔린책도 '도가니' 길 걸었다.

시계아이콘01분 5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10월11일 책의날.. '정의'를 읽어온 독자들이 세상을 바꿨다.

[아시아경제 황석연 기자]책의 힘이다. 우리는 분명 그렇게 믿는다. 영화 '도가니'가 온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범죄 관련법의 개정까지 이끌어 낸 것은 광주 인화학교의 반인륜적 범죄를 다룬 인기작가 공지영씨의 소설 '도가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지난 달 같은 제목의 영화로 개봉되면서 사회적 각성을 촉구하는 태풍의 눈이 된 이 한 권의 책은 10월 첫 주에도 교보문고 종합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30년전 가장 잘팔린책도 '도가니' 길 걸었다.
AD

교보문고가 처음 문을 연 30년 전에도 그랬다. 1981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 읽은 책은 이창우의 '옛날 옛날 한 옛날'이었다. 70년대 고도성장의 이면을 원색적으로 파헤쳐 당시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이 책은 혜성과 같이 재계에 등장했다가 한순간 사라져버린 '제세 그룹'의 이야기를 다뤘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다음 해인 1981년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 책은 권력과 결탁해 사업을 키워가다가 외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옥살이를 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질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맘속으로 파고 들었다.

60~70년대의 달동네 이야기를 기술하며 독자들에게 연민을 일으킨 '어둠의 자식들', '꼬방동네 사람들'도 배고픔과 고도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그 시대의 어둠을 잘 보여주는 책들이다.


30년전 가장 잘팔린책도 '도가니' 길 걸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2010년, 사람들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로 여전히 정의를 갈구한다. 이 책은 인문서로는 보기 드물게 1981년 교보문고 개점이래 첫 연간 종합 1위를 차지한 책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정의'는 이렇게 지난 3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남았다.

30년이란 시간을 관통해 시대별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아온 독서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의(Justice)'라는 키워드를 손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정의가 사람들의 맘을 울린 건 1981년만의 일은 아니다. 제5공화국의 탄압이 극심했던 1984년엔 조지 오웰의 '1984'가 연간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사람들은 인권유린이 판치던 당시 상황을 '1984'가 그리는 전체주의 국가의 모습에 비춰가며 쓰린 맘을 달랬다.


같은 해 연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남긴 책들 가운데 '마침내 시인이여', '황토' 등과 같은 김지하의 시집이 여러 권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정의의 상징이었던 김지하의 책은 정의에 목말랐던 사람들의 마음을 조용히 대변해줬다.


하지만 책 읽은 대중들이 언제나 정의를 갈구하며 한 방향으로만 흘러온 것은 아닐 것이다. 정의의 대안을 찾지 못해 처세서와 연애소설에 경도됐던 80년대 중반이 그랬다.


90년대는 어떤가. 위대한 영웅의 탄생을 기다리는 역사소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92년 베스트셀러 1위의 자리에 등극한 '소설 목민심서'가 그렇다. 98년 구제금융(IMF)위기를 거치면서 '오체불만족'(99년)이 베스트셀러 목록 1위의 자리에 오른 것은 삶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시련을 극복해 나가자는 메시지의 다름 아니다.


2000년대 들어선 '재미와 실용'을 강조하는 책들이 번람하면서 책 읽는 사람과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양극화되는 한 시대를 보여주었다.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범사회적인 캠페인이 벌어졌지만 출판가는 불황에 몸살을 앓아야 했다.


오늘은 팔만대장경을 완간한 날을 기념해 만든 25번째 '책의 날'이다. 올해는 팔만대장경이 판각된 지 꼭 1000년이 되는 해라 더욱 뜻 깊다. '책의 날'을 맞아 지난 30년 동안 책속에 거울처럼 비춰진 우리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보기 위해 교보문고와 본지가 지난 30년간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베스트셀러 목록을 분석해 시대별로 갈구해온 시대정신을 살펴보았다.


갈수록 커지는 소셜네트워크(SNS)의 영향으로 독자 한 사람의 입소문이 도서 판매를 크게 좌우하는 시대를 맞아 '책의 힘'을 다시 들여다 본다. 지금 책시장을 살리고 있는 40대 이후 세대(50~60년대 출생)는 컴퓨터와 PC통신의 초기 사용 세대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IMF라는 경제위기를 겪었던 이 세대는 재테크와 경제경영 서적의 인기몰이에 큰 몫을 하기도 했다.


2011년 출판시장의 주 소비자인 이들을 이을 젊은 독자의 창출을 위해 사회 구성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은 출판시장 활성화는 물론 우리 사회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키울 열쇠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황석연 사회문화부장 skyn11@




황석연 기자 skyn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