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고]사무라이 본드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기고]사무라이 본드
AD

최근 한국정책금융공사(이하 공사)가 공사 최초로 엔화표시채권(사무라이 본드) 300억엔을 성공리에 발행했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시장의 급변상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특히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일본시장 내 외국계 사무라이 본드 발행을 재개한 첫 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공사는 지난해 첫 달러화 글로벌 본드 발행으로 국제금융시장에 이름을 알린 후 올해는 조달기반 다변화를 전략의 한 축으로 삼았다. 다변화는 조달규모 증가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지만 요즘 같은 변동성시장하에서의 조달전략에도 필수적이다.

현 시장상황이 '변동성'이라는 한 마디로 특징지워지기도 하지만, 이는 또한 일정부분 탈동조화(decoupled)된 시장에서의 전략으로 대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공사의 사무라이 본드 발행은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지난해 달러화 시장에 이어 일본시장에서도 한국의 벤치마크 발행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번 발행에서 공사는 '외국정부관련기관' 자격으로 등록했다. 이는 엄격한 일본 금융당국의 심사기준을 통과한 것은 물론 2009년 6월 이후 동 자격획득과 동시에 발행에 성공한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번 발행은 등록 단계부터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 인터뷰뿐 아니라 블룸버그, IFR, 유로위크(Euroweek)와 같은 금융 전문매체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둘째는 광범위한 투자자를 확보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투자자 기반은 조달능력 근간을 이룬다. 로드쇼 기간 중 기관면담은 물론 일본에서는 이례적인 단체설명회도 30여개 기관이 참가한 가운데 준비한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성황리에 열렸다.


실제 발행에 참가한 투자자 분포를 봐도 보험사, 지방은행, 신금(신낀) 등이 망라하고 있었다. 공사도 당초 소규모로만 하려던 5년물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증액하는 등 투자자 기대에 최대한 부응하려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시장 여건에서 최적의 발행 규모와 유리한 가격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발행 예정액의 2배에 달한 주문을 바탕으로 그리스 채무 불이행(디폴트) 임박설 등 투자심리 냉각 요인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한 200억엔을 넘어 300억엔의 사무라이 본드 모집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가격도 2년물, 3년물, 5년물이 해당 엔스와프 금리에 60bp, 70bp, 85bp를 각각 가산한 양호한 수준으로 특히 5년물의 경우 달러시장 대비 약 40~50bp 낮은 수준이었다.


금융전문지 IFR는 달러시장에서의 스프레드 대폭 확대에 비해 현저한 차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다소 차별적 움직임을 보이는 일본에서의 전략적 성공이라 볼 수 있다. 대지진 이후 채권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양호한 신용을 가진 사무라이 본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한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가진 공사의 지위를 적절히 활용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변으로 차입 여건이 악화되는 시기에 전략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은 어느 기관에나 중요하다.


올해 들어 스위스 시장에서 최초 공모 발행에 성공하고 기타 달러외 통화에 의한 조달도 추진하는 등 조달기반 다변화에 주력해 온 공사는 이번 사무라이 본드의 성공적 발행에서 더 나아가 호주시장, 기타 아시아 통화지역으로 조달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최봉식 한국정책금융공사 수석이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