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어경선칼럼]외동이와 독신남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어경선칼럼]외동이와 독신남
AD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한 것은 1980년 9월25일. 31년 전 어제다. 실업과 식량난 해결 방안의 하나로 실시한 한 자녀 정책은 빈곤을 줄이고 경제발전을 이루는 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행복추구권 침해에 대한 점증하는 불만에 저출산으로 인한 부작용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크다.


외동아이와 독신남들이 '중국을 뒤엎을지 모른다'는 얘기도 그중 하나다. 중국에서 15년간 활동했던 칼 라크루와, 데이비드 매리어트 두 언론인은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에서 중국 경제 낙관론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비관적 징후로 극심한 빈부 격차와 가혹한 소수민족 탄압, 언론 통제, 국경 분쟁, 후진적 인권, 심각한 환경오염 등 31가지를 꼽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가장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지목한 '반정부 세력'들이다. 1억명의 외동아이와 4300만명에 이르는 독신남, 5500만명의 빈민, 2억4000만명의 농민공, 부패 관리를 포함한 각종 범죄자들이 바로 중국의 장밋빛 대세론을 위협하는 5대 '잠재적 반정부 군단'이라는 것이다.


외동아이의 경우 대체로 교육 정도가 높은 기득권층으로서 민주주의에 대한 동기가 강해 정치 갈등이 폭발할 경우 공산당과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남아선호 사상이 강해 딸이면 낙태하는 경우가 많아 성비가 120대 100일 정도로 심각한 남초(男超)현상, 그로 인해 늘어나고 있는 독신남들도 '위험한 집단'이다. 독신남들은 주로 노동자로 파괴력을 가진 침묵하는 소수로 불린다. 분노의 1차 대상은 여성이며, 다음 표적은 정부 당국자들이다.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한 자녀 정책을 중단하지 않는 한 외둥이와 독신남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경제발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농민공들의 소요가 잦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언제 어떤 계기로 그들의 잠재된 욕구와 불만이 체제를 위협하는 집단행동으로 표출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중국과는 다른 이유에서지만 우리도 외둥이 문제가 간단치 않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23명. 2008년 1.19명, 2009년 1.15명으로 줄다가 3년 만에 0.08명 증가했다. 출산율이 채 두 명이 안 된다는 건 형제자매 없이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고모도, 이모도, 삼촌도, 외삼촌도 없는 사회가 될 판이다.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건 고사하고 전통적인 가족 형태마저 무너져가고 있는 셈이다.


'남아선호 저출산'도 걱정거리다. 결혼 적령기(남성 28~32세, 여성 26~30세)의 남성 100명당 여성의 수가 88명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2009년 95명, 2010년 92명에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단순계산으로 남성 12명은 결혼 적령기의 여성 중에서 짝을 구하지 못하는 셈이다.


1980년대 이후 깊어진 남아선호 중심 저출산의 결과다. 신생아 수는 줄어드는데 남아 출생비율은 늘어난 때문이다. 결혼 적령기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의 수)가 2009년 105.1, 2010년 108.7에서 올해는 113.3으로 크게 악화했다. 2014년에는 119.5까지 치솟아 중국과 거의 비슷해진다.


저출산은 결혼을 어렵게 하고 결혼이 어려워지면 출산율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고리다. 어려서는 여자 짝꿍이 없다고 훌쩍이고 나이가 들어서는 신붓감이 없다고 울상을 지어야 하는 꼴이라니…. 불균형 성비는 2007년쯤 자연성비(103~107)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2033년이나 돼야 결혼 적령기의 신붓감 부족현상이 다소 완화되는 것이다.


취업난에 남초현상까지. 외국인 신부를 맞아들이고 연상녀ㆍ연하남 커플이 늘어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닌 듯싶다. 스산한 날씨만큼이나 우울한 가을이다.






어경선 논설위원 euhk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