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경우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경우
AD

[김대원의 여의도프리즘]# 70년대 유신정권은 반독재 운동이 세를 키워가자 위기의식을 느낀다. 그래서 초헌법적 긴급조치를 남발하는 한편 ‘반호남 정서’를 조직적으로 유포시켰다.


당시 가장 강력한 체제 도전세력인 김대중과 그 지지자들을 호남이라는 틀 속에 가둬 소수파로 고립시키려는 음모였다.

만약 정치적으로 조작된 지역감정이 존재하지 않았던들, 신군부세력이 80년 광주에서 그와 같은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히 저지르진 못했을 것이다.


신군부 핵심이 과연 자신들의 고향인 대구에서 시위가 일어났거나, 혹은 ‘반호남 정서’에서 비껴있는 대전 등에서 시민과 학생이 들고 일어났어도 M16 실탄과 대검, 그리고 탱크와 화염방사기를 동원한 살육 작전을 거리낌 없이 벌였을까?

이처럼 5.18의 비극은 ‘반호남 정서’가 가장 폭력적 형태로 표출된 경우로, 누가 무슨 의도로 조작·유포한 것인지도 모른 채 지역감정을 내면화 한 모든 이들의 도의적 책임으로도 귀결되는 것이다.


악마의 주술인 ‘반호남 정서’. 이를 부지불식간에 받아들인 상당수 국민들의 미안함과 각성이 어우러져 우리 사회는 조금씩 전진해 왔고 ‘호남 때리기’와 ‘호남 배제’도 완화되고 있는 중이다.


# 최근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민주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까지 ‘강남 좌파’로 규정했다.


정치인은 대개 학벌과 소득 규모로 볼 때 중상류층에 속하고, 동시에 선거에 당선되려면 대다수 서민의 표를 얻어야 하므로 겉으로라도 ‘친(親)서민 정치’를 표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딱 들어맞는 경우가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라 할 수 있다. 그는 성장기의 가난과 모래시계 검사로서의 정치입문 과정, 이후 비주류로 일관한 이력까지 보태 서민이미지를 단단히 구축해 왔다.


바로 그 홍 대표가 엊그제 호남 1, 충청 1이라는 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의 기존 ‘관례’를 깨고 충청 출신 인사 2명을 과감히 천거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표도 나오지 않는 지역에 뭐 하러 최고위원을 배려하느냐는 얘기다. 이 대목에선 홍 대표가 이런 저런 이유로 마뜩치 않게 여긴다는 이명박 대통령과도 뭔가 통하는 대목이 있다.


‘사람이 유능하면 데려다 쓰는 것이지, 왜 굳이 지역을 안배하느냐’는 게 MB의 인사관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 결과는 25명의 장관 및 장관급에 광주·전남 출신 단 1명,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63명 중 광주·전남 단 1명으로 화끈하게 귀결돼 있다.


# 한나라당이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면 영남의 여당 지지세는 응집할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반면 악전고투해 온 호남의 한나라당 입지자들은 더 어려워진다. 내년에 광주 출마가 예상되는 비례대표 이정현 의원이 ‘백주대낮에 테러를 당한 기분’이라고 분노했으나, 실상은 이들의 선거캠프에 같은 편이 수류탄을 던진 격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물론 대부분의 호남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본선 같은 예선’만 그럭저럭 넘어가면 내년 총선도 또 한 번 따 놓은 당상이 될 것이다. 이렇게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지난 사반세기 좋은 세월 보내온 정치집단이 영남의 한나라당과 호남의 민주당이다.


거주인구 기준, 영남이 호남의 2배이니 홍 대표의 ‘호남배제’는 그리 손해 보는 카드가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이정현, 정용화 등 젊고 패기만만한 한나라당 광주·전남 주자들이 바둑판 ‘사석(捨石) 작전’의 희생양이 되는 건 보기에도 안쓰럽다.


홍 대표는 밀실에서 선거판의 ‘암수’(暗數)를 짜내는 전략가가 아닌, 사회통합을 앞장서 이끌어야 할 집권당 대표다. 대한민국에서 지역갈등을 뛰어넘는 현안이 몇 개나 되는가.


그는 호남에서 한나라당을 하는 일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를 잘 모를 수 있다. 그러면 당사자들을 만나 물어봐야 한다. ‘동냥은 못 줘도 쪽박은 깨지 마라’는 속담도 있다.


사실 집권당이 호남출신 최고위원을 추천하건 말건, 그건 어디까지나 내부 문제고 나름 전략적 판단의 문제다.


그러나 이 점 하나만은 유념했으면 한다. 홍 대표는 지금 ‘대표취임 이후 내놓은 친서민정책은 모조리 표를 얻으려고 한 행위’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 지도자의 발언 치곤 스스로 생각해도 좀 경박하지 않은가?




광남일보 국장 dw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